'사패산 살인사건' 피의자, 거짓말 탐지로 성폭행 시도 드러나
'사패산 살인사건' 피의자, 거짓말 탐지로 성폭행 시도 드러나
  • 김병남 기자
  • 승인 2016.06.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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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빼앗으려 범행" 애초 진술은 거짓… 경찰, 강간살인 및 절도 혐의

▲ 사패산에서 홀로 등산하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45)씨가 13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의정부지방법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부 사패산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당초 금품 강취 외에 성폭행 의도도 있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정모(45·일용직 근로자)씨에 대한 디지털 증거분석, 거짓말 탐지기, 현장 정밀분석과 실험 등에서 성폭행 목적도 있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고 14일 밝혔다.

정씨는 애초에 "돈을 빼앗기 위해 피해자를 폭행했다가 정신을 잃자 쫓아오지 못하게 옷을 벗겼다"고 진술한 바 있다.

실제 성폭행이 이뤄지지는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시결과에서도 성폭행 흔적이 없었다고 나오자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추가조사를 벌여오던 경찰은 전날(13일) 오후 정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성폭행을 시도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한 정씨의 답변은 모두 거짓으로 결과가 나왔다.

또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피해자가 움직임이 없어 상하의를 반쯤 내리고 도망쳤다"는 진술도 거짓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의 상의를 올리는 과정에서 브래지어 후크가 풀렸다"는 진술도 실제 실험결과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가 범행 직전까지 휴대전화로 음란 동영상을 수시로 검색한 기록도 정씨의 입을 열게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정씨는 "성폭행도 하고 돈도 빼앗으려고 피해자에게 접근해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린 후 옷을 벗겼는데 미동이 없어 지갑만 뺏어 도망쳤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정씨가 성폭행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금품을 훔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강간살인 및 절도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오는 15일 현장검증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정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경 의정부시 사패산 등산로에서 등산객 정모(55·여)씨의 목을 조르고 때려 숨지게한 뒤 지갑을 훔쳐 달아난 혐의다.

[신아일보] 의정부/김병남 기자 knam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