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격호·신동빈 매년 300억대 자금 조성 확인
檢, 신격호·신동빈 매년 300억대 자금 조성 확인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6.06.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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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금고서 금전출납자료 확보… 해임된 비서실장 처제 집서 30억·서류 압수

▲ 검찰이 13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중요 증거물을 은닉한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물을 압수했다. 이와 함께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조성한 300억원대 수상한 자금의 존재도 확인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밀금고에서 빼돌린 현금 30억원과 서류를 확보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돈 수백억 원을 운영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13일 신 총괄회장의 개인 자금을 관리하는 이모씨의 처제 집에서 신 총괄회장의 개인금고에서 빼돌린 것으로 추정되는 현금 30여억원과 서류 뭉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8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소속 비서실에서 근무해온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이다.  이씨는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했지만 지난 해 롯데가(家) 형제의 난 도중 신 총괄회장에 의해 해임됐다.

검찰 조사에서 이씨는 금고 속에 있던 내용물들을 자신의 집에 보관했다가 처제 집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은닉 과정에 대해서 형제의 난 당시 이씨가 해임되면서 자료들을 인계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3층에 위치한 신 총괄회장 비서실에서 금전출납자료를 발견해 확보했다.

발견된 서류는 신 총괄회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 내 개인금고 속에 보관해온 것들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압수수색 당시 신 총괄회장의 개인금고는 텅 비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이씨로부터 롯데호텔 33층 비서실 내 비밀공간에 금전출납 자료가 보관돼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후 압수수색해 상당한 분량의 금전출납자료와 통장 등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주요 증거물을 은닉한 구체적인 정황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비밀공간에서 발견된 금전출납자료의 내용과 이씨 처제 자택에서 발견된 현금과 서류의 성격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또한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각각 100억원대, 200억원대 등 총 300억원대 수상한 자금을 조성·운영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12일에 이어 13일도 롯데그룹 정책본부 소속 직원 4명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 4명 역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재산관리인들은 검찰 조사에서 해당 자금이 "배당금과 급여 성격의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액수가 지나치게 큰 점 등에 비춰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금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조성된 부외자금이 정책본부를 통해 신 총괄회장,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흘러들어갔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과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롯데그룹이나 계열사에 손실을 끼친 부분이 있는지, 계열사 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는지 여부, 제2롯데월드 관련 의혹 등 롯데그룹과 관련된 의혹 전반을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모든 의혹에 총수 일가가 연루돼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를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 3곳에 대해 지난 2008년부터 이뤄진 세무조사 자료도 세무당국으로부터 제출받았다. 검찰은 필요한 경우 세무당국에 추가 자료를 요청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