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탈세’ 혐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먹구름’
‘100억대 탈세’ 혐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먹구름’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6.06.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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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포탈·분식회계 등 혐의 경찰 조사 중… 인수·합병 장기화 전망

▲ (자료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의 인수·합병(M&A)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100억원대 조세포탈과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CJ헬로비전을 수사 중이다. CJ헬로비전 지역방송사들이 허위로 비용을 부풀리고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다.

여기에 CJ헬로비전이 포탈한 세금이 최대 200억원에 이른다는 추정과 함께 본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과 합병을 신청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나온 돌발 변수여서 합병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국 역시 합병의 경쟁 제한 가능성, 방송의 공정성, 공적 책임, 재정 능력 등을 심사해야 하는데, 새롭게 드러난 CJ헬로비전의 범죄 혐의를 무시하고 심사를 종료하기는 힘들다.

더욱이 사안의 ‘복잡성’ 때문에 6개월이 넘도록 심사보고서를 내지 못한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찰의 수사 과정을 일단 지켜보기로 한다면 전체적인 심사 과정은 장기화로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분식회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SK텔레콤이 미래부에 제출한 인·허가 서류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합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과 소송전이 확대될 가능이 높다. CJ헬로비전은 소액주주들로부터 ‘합병가액을 불공정하게 산정했다’는 이유로 합병결의 무효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도 SK텔레콤이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주주에게 입힌 손실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 측은 이와 관련해 “협상 타결 전 CJ헬로비전 내부의 위법 행위를 알고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며 경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