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이해찬 뉴욕회동 하루전 취소… 공개 여부 '이견'
반기문·이해찬 뉴욕회동 하루전 취소… 공개 여부 '이견'
  • 이재포 기자
  • 승인 2016.06.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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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리 부정적 발언 이어 '누가 먼저 제안했나' 갈등도 부담 작용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위)과 '친노'(친노무현) 좌장격인 무소속 이해찬 의원(아래). ⓒ연합뉴스

친노(親盧)진영 좌장과 여권 차기주자로의 회동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해찬 무소속 의원과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면담이 무산됐다.

7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8일 낮 12시30분 뉴욕 유엔본부에서 만날 예정이었던 반 총장과 이 전 총리와의 면담이 취소됐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 측에서 오늘 오전 ‘면담을 완전 비공개로 하자’고 요구하고 그 문제를 사무총장실과 협의하던 중인 상황에서 ‘아예 면담을 하지 않겠다’고 연락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면담은 뉴욕 주재 한국특파원단에 초반부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재단 측은 '만남의 성격이 변했다'는 입장이다.

이 전 총리의 미국 일정을 동행한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면담 일정이 언론에 공개되고 (반 총장 측에서) 면담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알려와 당초 비공개하기로 한 만남의 성격이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과 이 의원의 만남은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 총장과 '친노'(친노무현)의 좌장격인 이 의원이 처음으로 만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현재 무소속 국회의원인 이 의원은 '노무현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참여정부 때 이 이 의원이 국무총리를 맡았고, 반 총장은 당시 외교부 장관이었다.

반 총장이 지난 2006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됐을 때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가 상당히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반 총장의 만남은 사실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의원은 뉴욕에 오기 전인 지난 5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관은 정치와 캐릭터가 맞지 않는다"며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정치와 외교는 중요하지만,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반기문 측은 다소 불편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면담 제안을 누가 먼저 했는지에 대한 잡음도 있다.

. 이 전 총리 측에서는 반 총장이 먼저 면담을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이 대권을 염두에 두고 친노 진영과 화해를 시도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한국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공식 부인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 4일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과 '노무현 센터 건립'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미국으로 출국했다.
 

[신아일보] 이재포 기자 jp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