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옐런 "조만간 금리인상"… 고민 깊은 한국은행
美 옐런 "조만간 금리인상"… 고민 깊은 한국은행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6.05.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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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美 FOMC 직전 금통위 개최… 1년째 동결 전망

지난 27일(이하 미국시각) 재닛 옐런 연준 의장마저 미국의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고, 성장도 되살아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상황이 계속되고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수개월 안에 그런 움직임(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연준 내의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인사들의 발언으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옐런 의장의 발언은 이보다 훨씬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달 14~15일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7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 때는 옐런 의장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아 6월 인상 가능성을 예상하는 투자기관들이 많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산출하는 6월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옐런의 발언 이후 28%에서 34%로 상승했다. 또 7월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57%에서 64%로 치솟았다.

이같은 대외 여건을 고려할 때 한은이 오는 6월 9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는 금리동결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의 정책금리 결정에 앞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국내 상황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충격을 받았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만큼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다.

특히 2분기 들어 물가상승률이 오르고 소비도 회복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수출이 제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을 한국은행이 2.8%로 낮춘 것을 비롯해 국제통화기금(2.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7%), 한국개발연구원(KDI·2.6%), 현대경제연구원(2.5%), LG경제연구원(2.4%) 등 정부(3.1%)를 제외한 대부분 기관이 2%대로 낮춰잡았다.

여기에다 조선과 해운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대량 실업과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내외금리차가 줄어 국내 증시 등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외국인투자자금의 대량 유출을 경험했던 우리 금융당국은 미국 금리 인상→외국인투자자금 유출→국내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무엇보다 경계하고 있다.

다수의 한은 고위 인사들은 6월 FOMC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을 밝히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앞서 미국 6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통화정책 결정에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은이 6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작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12개월째 동결하는 셈이다.

한은의 6월 금융통화위원회는 FOMC 정례회의(현지시간 14~15일) 전인 9일 열린다.
 

[신아일보] 김흥수 기자 saxofon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