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현섭 전 여수시장 사면 운동을 보면서…
[기자수첩] 오현섭 전 여수시장 사면 운동을 보면서…
  • 리강영 기자
  • 승인 2016.05.25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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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수수 사건 등으로 여수를 비리의 도시로 얼룩지게 했던 오현섭 전 시장의 사면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 종교단체에 대해 시민사회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한 종교단체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오 전 시장 사면 운동은 그의 ‘과보다는 공이 크다’며 정치색을 배재한 동정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정치색을 배재한 동정론을 앞세우고 있다는 오 전 시장의 사면 운동에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전남 동부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도 동참했다는 것이다.

이에 편승한 시·도의원들 까지도 동참 할 것으로 보여 지고 있는 가운데 한술 더 떠 종교단체와 경제단체들까지 동참을 호소하니 다음달 중순까지 5000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의 공과는 당연히 해야 하는 본인의 소임이자 책무이다. 그런데 마치 커다란 공과를 세운 것처럼 시민들의 정서를 혼란하게 만들고 동정론에 편승시키려는 일부 종교단체들의 몰지각한 행위는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어디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 성공과 국제관광 도시로 성장한 것이 오 전 여수시장의 공과인가. 아니다. 이 모두는 30만 여수시민들의 눈물 나는 노력과 협력으로 성취한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시민들이 뜨거운 성원으로 당선을 시켜줬더니 20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부터 민의와 동떨어진 행동을 보여줘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때 입었던 30만 여수시민들의 상처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사면을 요구하는 일에 정치인들이 동참하고 나선다니 참으로 한심하고 배신감·허탈감까지 느껴야 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어떠할 것인가. 법적인 죄 값은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피해자가 30만 여수시민이고 피해자가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사면 운운하는 것은 용납될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

사면운동도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시민운동이 돼야 가능하다. 특정한 한 종교단체가 자신들과 종교와 동일하다고 사면운동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권력의 힘’으로 보호를 받는 사람들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보호 받지만 그나마 권력의 힘에서 벗어나 소외받고 사는 사람들은 그림에 떡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오 전 여수시장의 사면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반대를 하고 있다.

시민으로부터 환영 받지도 못하는 사면운동은 오히려 지역민들의 갈등만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공직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이다.

아무리 뛰어난 성과를 냈다 한들 그 안에 부패와 비리가 차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 이상 소모적인 논란으로 지역 민심에 상처를 주는 행동은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신아일보] 여수/리강영 기자 gy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