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참배객 붐벼… 安 '곤혹'·文 '환대' 눈길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하루 종일 노란색 물결이 넘실거렸다.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깨어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을 주제로 엄수됐다.
추도식장에는 여사와 등 유족, 이해찬 이사장과 이기명·이병완 고문 등 노무현재단 임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안희정 충남도시자 등 참여정부 주요 인사, 시민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국선열과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 추모공연, 헌화와 분향의 순서로 이어졌다.
이어 노무현재단 사업과 관련 "봉하마을에 예정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이 설계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서 "2019년 개관할 예정이며 서울 창덕궁 인근에 기념센터를 2018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국민들이 우리에게 바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하나된 힘으로 불의한 시대를 끝장내고 민주와 평화와 복지의 새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8년 김대중 대통령은 '80%를 내주고라도 통합하라'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늘상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이 평생의 목표이며, 그 꿈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며 "진정한 국민의 승리를 위해서 우리는 이 뜻을 이어가야 한다. 핵심은 단합과 통합"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의 책무가 역사를 진전시키는 것이라면 우리는 김대중과 노무현을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 통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우리가 반목할 이유가 없다. 반목한다면 뜻을 잇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그러면서 "이제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명실상부한 통합의 길로 나아가자"며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한 뜻을 이으려는 우리의 겸허한 노력이 있는 한, 그는 항상 우리의 동지로서, 향도로서, 수호신으로서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무현재단 첫 번째 후원 회원인 최수경 씨는 추도사에서 "대통령께서 봉하에 내려오신 날 우리 곁에 계시다는 마음에 든든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당신이 없는 서러운 계절을 보내야 했다"면서 "우리가 당신과 같은 대통령을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유족인사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는 추도식에 참가한 시민과 노무현재단 등에 감사 인사를 드린 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는 짧은 인사로 마무리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는 정치인과 정당, 노사모, 일반 시민 등 전국에서 보내온 조화가 줄을 이었다.
봉하마을 방앗간 마당과 사저 앞 광장에서는 추도 참배객에게 무료로 식사와 떡을 제공했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서 눈길을 끈 이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곤혹을 치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환대받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다.
추도식을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추도식장으로 들어서자 일부 참배객들은 "왜 왔느냐"며 야유를 보냈다. 안 대표에게 물리적인 위해를 가하기 위해 다가가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안 대표는 당황한 듯 약간 상기된 표정을 보였지만 이내 평정을 유지하며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사저로 향했다.
안 전 대표는 사저에서 잠시 머문 뒤 추도식에 어렵사리 참석, 여야 지도부와 권양숙 여사와도 인사를 나눴다.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친노 인사들이 차례로 나타나자 참배객들은 악수를 하거나 휴대전화로 함께 사진을 찍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촉구 서명운동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일부 "문재인은 절대 (대선에) 출마하지 마라"는 야유도 있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