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바마, 아시아 순방 일정 돌입
美 오바마, 아시아 순방 일정 돌입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5.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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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7일 일정으로 베트남·일본 방문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사진= REUTERS/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AFP통신은 21일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는 보도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은 20세기에 치러진 두 개의 전쟁에 따른 고통스러운 장(章)을 매듭짓는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재임 중 처음이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 방문인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10년 전쟁’으로 점철된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역내 질서유지를 놓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방문 역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이 1945년 8월 원폭투하 이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피폭지를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23~25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찾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쩐 다이 꽝 국가주석,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등 베트남 지도자들과 만나 안보와 경제를 주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는 미국이 1984년부터 적용해온 대(對) 베트남 무기금수 조치에 대한 해제 여부다. 무기금수 전면 해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구하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를 무대로 군사적 패권 확장을 기도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면 분쟁의 당사국이자 동남아의 맹주인 베트남의 도움이 절실하고 그러려면 베트남이 희망하는 무기금수 전면 해제를 허용해줘야 한다.

미국 내에서는 베트남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으며 전면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오바마 행정부는 이 같은 ‘전략적 목적’ 하에 전면 해제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을 통해 베트남에 막대한 지원과 경제협력을 약속해놓은 상태여서 미국이 베트남을 확실히 껴안으려면 무기금수 전면 해제라는 ‘큰 선물’을 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베트남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일부 반체제인사들을 석방시키며 인권 문제에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만큼 이번 방문 기간 미국으로부터 무기금수 전면해제 발표가 있을지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25일 베트남과의 일정을 끝내고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일본 이세시마에 도착해 이튿날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후 원폭 투하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오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연설하고 헌화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NHK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쟁의 와중에 지도는 여러 가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그것을 검증하는 것은 역사가의 몫”이라는 의견을 전하며 자신의 방문이 임기 내내 추진해온 ‘핵무기 없는 세상’ 이니셔티브를 완성하는 의미를 갖는 것임을 강조하되,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