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앓고 있는 한국 경제, 6월에도 먹구름?
시름 앓고 있는 한국 경제, 6월에도 먹구름?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5.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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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수출감소·국제유가·브렉시트 등 대·내외 변수 산재

▲ (사진=신아일보 DB)
다가오는 6월, 한국경제에 또다시 먹구름이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경제가 저성장에 빠진 가운데 수출 부진 지속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 미국의 금리 인상 및 브렉시트 여부 등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대외변수들이 산재해 있다.

앞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역시 “해운·조선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으로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으며 6월 이후 미국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에 변화 가능성, 그리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등 하방 위험이 상승하고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 구조조정·수출감소 등 대내 변수 산재

대내 변수로는 기업 구조조정과 수출 반등 여부다. 먼저 국책은행 자본 확충이 꼽히고 있다.

22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는 조선과 해운 등 한계산업 구조조정 자금 마련을 위해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내달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협의체는 재정과 통화정책을 아우르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정책조합)’의 한 축으로 우선 한은이 제안한 간접출자 형태의 자본확충펀드 조성이라는 큰 틀의 가닥은 잡은 상황이다.

그러나 구조조정 실행까지 나아가기에는 여전히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직접출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한은은 펀드에 대출해주는 대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급보증과 대출금 조기 회수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은이 직접출자에까지 나서주길 바라는 정부는 재정을 동원하는 방안만큼은 가급적 피하려는 모양새다.

이렇듯 양측이 이견차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보내고 있다.

수출 감소 악재 역시 6월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45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이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 지연에 수출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1분기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에 그친 바 있는 만큼 올해 2분기 GDP) 성장률도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정부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30개 공기업의 경우에는 6월 말까지 도입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러나 시한을 한 달여 가량 앞두고 아직 절반인 14곳이 노조 반대 등으로 도입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에너지·환경·교육 등 3대 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과 관련해서도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안 등이 거론되면서 노조의 만만찮은 반대가 예상되고 있다.

◇ 국제유가·브렉시트 등 대외변수도 있어

6월 한국 경제는 대외 변수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다음달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회의다.

수출의존형인 한국 경제는 국제유가에 민감하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수입이 감소하고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를 어렵게 하면서 수출에 악형을 미친다.

이에 OPEC 회의 결과에 따라 원유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될지가 핵심변수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경영 악화’를 겪으며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조선 및 해운업 역시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시추업체들이 줄줄이 발주 및 계약을 취소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신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이 최근 원유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례회의서 산유량 동결이나 감소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오며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외환당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다음달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은 연준이 당장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FOMC 4월 정례회의록이 공개되면서 힘을 잃었던 6월 인상 관측이 되살아나고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대다수 FOMC 위원은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6월에 연방기금금리를 올리는 게 타당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는 양날의 칼일 수도 있다.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 활성화를 전제로 하는 만큼 그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수출에는 청신호가 켜질 수 있지만 글로벌 자금 흐름이 요동치면서 한국 경제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한국 증시에서는 3주 연속 외국인 주식자금이 순유출 현상을 보였다.

다만 외화당국은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달리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 대외건전성이 좋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다른 신흥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한다면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마지막 대외변수로는 브렉시트다.

영국은 다음달 23일 유럽연합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럽 주요국들의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 펀더멘털이 더 악화되고 금융시장 불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예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