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칼럼] 도덕성 회복운동을 펼치면서
[지자체장 칼럼] 도덕성 회복운동을 펼치면서
  • 신아일보
  • 승인 2016.05.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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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돈 경기 이천시장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목격되는 추락한 도덕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서 독자 여러분의 생각과 느낌을 묻고 싶다.

그리고 이런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필자가 펼치고 있는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을 소개한다.

#1

어느 음식점의 풍경이다. 여러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아이 두 명이 부모의 손을 잡고 식당 안으로 들어온다. 몇 분이 지난 후 아이들이 식당의 이곳저곳을 뛰어 다니기 시작하자 식당은 한순간에 아이들 놀이터로 변한 꼴이 됐다.

두 아이 모두 괴성을 내며 옆 사람의 어깨와 옷자락을 툭툭 치더니 급기야 뜨거운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과 아슬아슬하게 비켜 간다. 하지만 아이 부모들은 이 광경을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식당을 제 집의 거실이나 놀이동산쯤으로 여기며 이런 상황이 아주 익숙한 일상인 듯하다.

이 광경을 보다 못한 한 손님이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자 아이 엄마가 되받는다 “아이가 조금 뛸 뿐인데 민감하게 뭘 그러세요.” 그리곤 자신의 남편에게 한 마디 덧붙인다. “아이 소리가 시끄러우면 음식점엘 오질 말든가.”

#2

주행 중인 차들이 적색 신호등 앞에서 하나둘 멈추어 선다. 맨 앞에는 경차가 서 있다. 잠시 후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변하자 경차가 출발을 서두르지만 더 빠른 출발을 재촉하는 뒤차의 경적이 울린다.

신호등 변환부터 앞차 운전자의 출발 시간까지의 시차는 불과 1, 2초 간격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장면은 앞차의 늦장 출발을 알리는 뒤차의 재촉 소리가 결코 아니다. 경차를 향한 무시의 마음이자, 을(乙)에 대한 대중화된 갑(甲)의 횡포다.

특히 여성과 경차 운전자 등 약자에 대한 무례는 한 발짝 더 나가 보복과 난폭운전으로 이어져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이 같은 사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3

지난번 봄 꽃 축제가 열렸던 어느 도시의 축제장 모습이다.

가지마다 빽빽하게 핀 꽃처럼 축제장 곳곳에는 청초한 꽃을 구경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사람들에게 영적인 영감과 평온을 선사하는 꽃의 가치는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꽃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은 꽃에 대한 사랑과 청결한 주변이다.

하지만 다음 날 어둠이 물러가고 꽃을 반기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들이 남기고 간 온갖 쓰레기뿐이다.

술병·비닐봉지·휴지는 물론이고 동물 배설물·음식찌꺼기 등 버리고 간 양심의 크기와 종류도 다양하다.

비단 이런 광경이 축제장만은 아니다. 휴가철 사람들이 쉬다 떠난 산과 계곡엔 더 많은 쓰레기로 넘쳐난다.

미안함이 실종되고 약자에 대한 무시와 나 하나쯤 괜찮다는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사회는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가 딱 이 모습이다.

이런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고 추락한 도덕과 사회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필자는 지난해부터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의 요지는 이렇다.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잘 지키고 내가 머문 자리는 깨끗이 한다.

또 교통질서를 잘 지키면서 내가 먼저 양보하고 인사해서 조금이라도 더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것 등으로 12가지의 행동요령이 있다.

필자는 이런 무형자산의 큰 가치를 통해 이천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곳곳을 보다 따뜻하고 살맛나는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갈수록 시민과 단체들의 참여가 늘고 있어 기쁜 마음이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이런 기본들을 더 많은 국민들이 행동으로 실천할 때 우리 사회는 한층 더 밝고 성숙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때까지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조병돈 경기 이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