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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 칼럼] 홍석현의 인재풀과 ‘대망론’
[조한규 칼럼] 홍석현의 인재풀과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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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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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 무죄네트워크 공동대표.전 세계일보 사장

 
“현대사회에서는 비즈니스 리더십(business leadership)의 사회적 기능이 중요한데, 나는 그러한 도덕적 사회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리더로서 홍석현을 자신 있게 꼽는다. 홍석현은 끊임없이 독서하고 사유하고, 무엇인가 진정한 가치를 구현하고자 몸부림치는 사람이다. 나는 홍 회장의 ‘속생각’을 좋아한다. ‘속생각’이라는 것은 겉으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자기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그가 처해야만 하는 주변세계와 그의 ‘속생각’ 사이에는 가치관의 괴리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 ‘속생각’ 때문에 손석희 같은 사람이 JTBC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이다.”<도올의 중국일기 1, 82쪽>   

한신대 석좌교수인 도올(檮杌) 김용옥(金容沃).

그가 누구인가. 도올은 1985년 ‘동양학(東洋學)어떻게 할 것인가’의 출간을 시작으로, 유·불·도·서양철학·신학 등에 관한 폭 넓은 강연과 80여권의 책으로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다.

연극 ‘시간의 그림자’·‘그 불’ 등을 직접 연출했고,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개벽’·‘취화선’의 대본을 썼다.

서화(書畫)에도 능하다.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라는 책은 전북 무주 태권도공원을 낳았다. 무엇보다 도올은 ‘필로로기’(philology:문헌학)에선 당대 1인자다.

요즘 그가 진행하고 있는 JTBC의 강연프로그램 ‘차이나는 도올’은 시진핑(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영웅’으로 부각시키는 등 신해혁명 이후 중국현대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5일 방송에선 임진왜란에 대해 ‘명량’의 김한민 감독과 토론하면서 “무능한 임금 선조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선조와는 다른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바른 정보를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2014년 5월 2일 한겨레신문의 ‘세월호 참사 특별기고’에서 제기해 논란이 됐던 ‘박근혜 대통령 하야론’을 연상시켰다. 

도올은 가끔 이해하지 못할 돌출언행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 ‘길들어지지 않은 손오공’, ‘재승박덕(才勝薄德 : 재주는 많으나 덕이 부족함)한 천재’란 놀림도 받았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라 대부분 그를 애써 외면한다. 포용하기가 쉽지 않은 인물인 것이다.

그런 그를 홍석현 중앙일보·JTBC회장은 과감히 ‘포용’했다. 도올도 홍 회장의 포용에 대해 ‘중국일기1’에서 “내가 아무리 ‘엄하게’ 말해도, 그는 나의 말을 존중해주는 아량과 진심을 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도올은 중앙일보에 ‘도올고함(檮杌孤喊)’이란 칼럼을, 중앙SUNDAY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신발굴 성서자료’를 연재한 바 있다. 

그렇다고 도올은 절대 함부로 허튼 소리를 할 사람은 아니다. 따라서 그가 ‘홍 회장의 ‘속생각’ 때문에 손석희 같은 사람이 JTBC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사장은 홍 회장의 그 ‘속생각’을 ‘무엇’으로 여기고 있을까.

역으로 홍 회장은 손 사장을 발탁해 한국 뉴스시장을 장악한 진정한 의도는 어디에 있을까.

온갖 회유와 압력에도 공정보도의 보루임을 자임하고 있는 ‘뉴스룸’의 손 사장이 만일 내놓고 ‘홍석현 대망론’에 불을 지피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그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JTBC가 20-40대를 겨냥한 전현무의 ‘비정상회담’, 유재석의 ‘슈가맨’, 강호동의 ‘아는 형님’, 김제동의 ‘톡투유’, 김구라의 ‘썰전’, 신동엽의 ‘힙합의 민족’, 김성주의 ‘냉장고를 부탁해’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해 ‘2015년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방송사 1위’를 차지한 것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단순히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김성주·전현무·유재석·강호동·신동엽·김제동·김구라 등 당대의 MC를 다 불러 모은 것만은 아닐 터.

말로 대중을 사로잡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기용한 것은 시청률 이상의 그 뭔가를 겨냥한 ‘치밀한 계산’의 맵이 보인다.

다른 종편과는 달리 청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원대한 기획’인 셈이다. 

나아가서 중앙일보에 포진된 고정필자들의 진용을 보면, 그 ‘원대한 기획’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다. 결코 이들 칼럼니스트 면면들은 간단하지 않다. 전직 총리가 두 명이다. 

이홍구 전 총리는 중앙일보 고문으로 ‘중앙칼럼’에 칼럼을 쓰고 있다.

보수적인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출신으로 국토통일원장관, 제28대 총리, 주영·주미대사와 신한국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홍 회장은 이 전 총리가 정부의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설계했기 때문에 중앙일보 고문에 위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홍 회장의 ‘통일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인물이다.

‘중앙시평’에 칼럼을 쓰고 있는 서울대 총장 출신 정운찬 전 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도 주목을 끈다.

진보적인 정 전 총리는 ‘인생을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 일하면서 살라’는 캐나다 선교사 프랭크W.스코필드(Frank W. Schofield, 한국명 석호필) 박사의 가르침에 따라 ‘동반성장’을 평생의 과제로 삼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29일 중앙일보 ‘정운찬 칼럼’에서 개성공단에 대해 “평화의 상징이자 남북 동반성장의 모범이고 남북 사이의 안전핀”이라며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면 핵과 미사일 문제를 풀려는 외교안보적 노력을 계속하되 개성공단은 다시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의 평소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두 명의 전직 장관도 필진이다. ‘글로벌 인사이트’를 집필하고 있는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중앙일보 고문)은 최장수(4년) 청와대경제수석을 지냈다. 5공시절 경제발전을 견인했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양적완화라는 말은 이제 그만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공 이사장은 “구조조정과 한국판 양적완화의 개념이 분명하지 않아 생긴 불필요한 논란”이라며 “정부와 한은이 제 역할을 하면서 야당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발전을 견인했던 그의 지혜가 홍 회장에겐 필요했던가.

‘Near와치’를 집필하고 있는 정덕구 전 산자부장관(NEAR재단 이사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초기 산자부장관으로서 산업구조조정을 성공시켜 IMF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한 정통 경제관료다.

그는 지난 5월 5일 ‘Near와치’의  ‘승자의 저주와 큰 바위 얼굴’이란 칼럼에서 “1.큰 안목을 가지고 전문성과 상식을 중시하며 현실감·균형 감각을 갖춘 인물 2.지역주의·특정 정파에 볼모로 잡히지 않고 전 국민이 서로를 용납하고 화합하도록 이끌 포용적 인물 3.이 시대의 과제인 통일 기반 조성, 정체기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국가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이를 국민 모두에게 설득할 수 있는 인물 4.국가 공동체의 이익과 정파·개인의 이익이 충돌할 때 국가 공동체의 이익을 선택하며 희생할 수 있는 인물 5.국가의 미래를 개척할 쇄빙선의 역할을 하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큰 바위 얼굴이다.”고 했다.

큰 바위 얼굴과 홍 회장을 오버랩(overlap)시켜 ‘홍석현 대망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의 글을 게재한 것이 흥미롭다.

호남 명문가인 독립투사 장병준·장병상·장홍재·장홍렴 선생, 장재식 전 산자부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장관 등의 집안 인물을 챙기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호남, 특히 장가(張家)인맥과 진보를 포용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멘토이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 시절 소액 주주 운동과 재벌 개혁 운동에 앞장섰던 장하성 교수는 ‘한국 자본주의’에서 “한국은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실현할 한국의 현실에 맞는 정책들을 만들어낼 역량을 충분히 갖고 있다.

그러기에 자본이 아닌 노동으로 삶을 꾸려가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계급투표’와 ‘기억투표’를 한다면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가 현실이 되는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이뤄질 희망은 있다.”고 했다.

이런 장 교수의 ‘중앙칼럼’은 홍 회장이 경제에서 상당히 진보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 회장은 ‘삼성에 우호적인 장하준’, ‘삼성에 비판적인 장하성’이란 쌍포로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삼성의 벽’을 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인 이종화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사 박사로 아시아개발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 국제경제보좌관을 지낸 국제금융 전문가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인 김병연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로 북한경제 전문가다. 홍 회장의 ‘그랜드 디자인’에 조언을 줄 수 있는 학자들이다. 

그리고 정치학자들도 대거 필자로 기용했다. ‘중앙시평’의 장훈 중앙대교수·문정인 연세대교수·박명림 연세대교수·박원호 서울대 교수·강원택 서울대교수, ‘세상읽기’의 빅터차 미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마이클 그린 미국 CSIS 고문, ‘중앙SUNDAY’의 김재한 한림대교수 등이 있다.

이들 모두 외교안보·선거·한국정치 전문가들로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 메시지를 제공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골고루 섞여 있다.

일반적으로 신문사 외부 필진은 1-2년 정도 칼럼을 쓴다. 그러나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처럼 오랫동안 필자로 기용하고 있는 것은 드문 일이다.

송 교수는 대학시절부터 일간지에 칼럼을 쓴 정상급 보수 논객이다. 경북 출신으로 하버드대 사회학박사인 그는 대구경북의 ‘지적 자존심’으로 평가된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 출범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그럼에도 송 교수는 지난 5월 3일 ‘송호근 칼럼’에서 “통치자에서 조정자로 변신하라는 맹렬한 호소를 박 대통령은 읽어 내야 한다. 마음속 화쟁(和爭)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또한 눈에 띄는 대목이 박석무 전 의원을 ‘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화운동세력과 호남을 껴안는 의미가 크다.

박 전 의원은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네 차례 옥고를 치렀으며, 1988년 평민당 간판으로 제13대 국회에 진출한 후 재선의원을 지냈다.

사실 그는 정치보다는 ‘다산연구’에 일생을 바친 호남 출신의 대표적인 재야 학자다. 한국고전번역원 원장·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단국대학교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단국대학교·성균관대학교 석좌초빙교수, 다산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다산연구소는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100번지 중앙일보 빌딩 7층에 있다. 홍 회장이 배려한 것이다. 

위에 열거한 필자들 이외에도 소설가 이문열·복거일씨 등 40여명의 외부 필진들이 있다. 중앙언론사로서는 최대 규모다. 인원수로는 조선과 동아를 능가한다.

그리고 하나같이 일당백의 인물들이다. 이들을 싸잡아 ‘홍석현 인재 풀’이라고 하면 당사자들은 기분이 나쁠지도 모른다.

순수한 필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 인사들은 홍 회장이 직접 부탁해서 칼럼을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앙일보에 칼럼을 기고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홍석현 대망론’에 친화적일 수밖에 없다.  

‘홍석현 대망론’의 보도가 나가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정말 대권에 나가느냐’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인데 그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긍정인 관심과 회의적인 반응이 교차했다. 일부는 ‘맹상군인가, 유방인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 맹상군(孟嘗君)은 제 나라와 위(魏)나라에서 각각 재상을 지냈다. 식객(食客) 3천명을 거느렸음에도 불구하고 왕은 되지 못했다.

반면 많은 인재를 활용해 성공한 인물은 중국 한(漢)나라의 제1대 황제 유방(劉邦)이다.

진(秦)나라 말기 군사를 일으켜 진왕 자영(子嬰)으로부터 항복을 받았다. 소하(蕭何)·조참(曹參)·장량(張良)·한신(韓信) 등 수많은 유능한 신하와 장수들의 보좌를 받아 해하(垓下)의 결전에서 항우(項羽)를 대파하고 중국 통일의 대업을 이뤘다. 

 
과연 홍석현 회장은 맹상군에 머물 것인가, 유방처럼 통일의 대업을 이룰 것인가.

중국 임제(臨濟)선사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 어디서나, 어떤 경우에서나 주인의식을 갖고 대처해 나가면 어떤 어려움도 즐거움으로 바뀐다)’란 좌우명이 홍 회장의 ‘속생각’을 키웠는가.

그 ‘속생각’의 지향점은 어디인가. 시간이 흐를수록 ‘대망론’의 윤곽은 드러날 것 같다.

/조한규 무죄네트워크 공동대표·전 세계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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