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與, 비대위 공식 출범… 혁신 핵심은 계파청산인데
[기자수첩] 與, 비대위 공식 출범… 혁신 핵심은 계파청산인데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5.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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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17일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총선 참패 후유증 극복 등 쇄신에 나선다.

비대위는 오는 8월 중하순께 개최가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 ‘3개월간’ 당 운영을 책임진다.

또 새누리당은 쇄신 방안을 논의할 혁신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투트랙’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혁신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친박계의 주장이 관철됐다. 이 때문에 의미 있는 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의 혁신은 말뿐인 ‘속 빈 강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다시 청와대를 바라보며 계파 싸움에 시동을 거는 듯한 모습에 내외부로 말이 많다. 4·13총선 참패 책임을 지겠다는 모습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오만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친박의 독주로 민심의 응징을 맛본 집권당이 한 달 만에 내놓은 수습책이라는 것도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인선부터 계파색이 짙다. ‘도로 친박당’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한 달이나 비대위 구성을 두고 논란을 벌이더니 결국 결과는 도로 친박당인 셈이다.

김도읍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뿐만 아니라 새로 선임된 원내부대표단 13명 중 친박·범친박은 무려 11명이다. 정 원내대표부터가 친박계 지지로 당선됐으니, 말 다 했다.

결국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임시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큰 상황이다.

총선 직후 친박계가 추진하려다 역풍으로 무산된 ‘원유철 비대위’와 다른 점이 있다면 누구든 설명을 바란다.

민심이 집권 여당의 구조와 체질을 혁신하라는 메시지를 던졌건만, 새누리당은 이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입에 발린 소리 몇 마디 하더니 예전에 보인 구태를 천연덕스럽게 되풀이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진정한 반성을 해야한다.

새누리당 혁신의 핵심은 계파 청산이다. 이를 이뤄내지 않은 상태에서 쇄신 운운은 ‘눈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

새누리당은 화합의 기치를 세우고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

그런 후에 20대 국회에서 당당히 국민 앞에 나서라.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