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도시 ‘중산층 몰락’… 지난해 50% ↓
美 대도시 ‘중산층 몰락’… 지난해 50% ↓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5.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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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몰락이 직접적 원인… ‘트럼프·샌더스 현상’ 배경

▲ (그림= 퓨리서치 센터 '미국 대도시에서 중산층의 붕괴' 보고서)
미국 대도시의 중산층의 붕괴가 가속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센터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대도시에서 중산층의 붕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산층의 기준을 연간 총소득 중간값의 67%∼200%를 벌어들이는 가계로 정의했다.

2014년을 기준으로 중산층의 소득범주는 4만2000∼12만5000달러(약 4900만∼1억4500만 원)이다. 4만2000달러 미만이면 저소득층, 12만2000달러 초과면 고소득층인 셈이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미국 229개 대도신 가운데 203곳에서 중산층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등 이른바 ‘빅 3’ 지역의 중산층 붕괴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미국 대도시에서 중산층이 허물어진 것에 대해 지난 14년간 대도시 노동자 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을 만큼 제조업 불황으로 일자리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기간에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편입된 도시들은 대부분 경제구조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디트로이트(미시간), 락포드(일리노이), 히코리·로노어(노스캐롤라이나) 등이다.

반면 동·서 해안지역의 대도시들에서는 중산층이 고소득층으로 수직상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T를 비롯한 첨단산업이 밀집해 고학력자들이 몰려드는 샌프란시스코가 대표적 사례인 곳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중산층이 고소득층으로 상승한 데 반해 새크라멘토에서는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하락하는 상반된 구조를 보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1971년 조사에서 중산층이 전체 가구의 6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5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중산층이 이제는 미국 경제를 떠받드는 다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또 중산층 붕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진행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2014년 기준 중산층 소득 중간값은 2000년에 비해 4% 줄었다. 이들이 소유한 순자산(총자산-부채)은 28%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현상’과 ‘샌더스 돌풍’이 생긴 배경에는 부의 편중과 중산층 붕괴가 투영돼 있다는 분석과 함께 중산층 붕괴가 미국의 경제·사회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