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방산비리 포착… 성능 미달에도 평가방식 바꿔 합격
軍 방산비리 포착… 성능 미달에도 평가방식 바꿔 합격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05.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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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기동점검서 8건 문제 적발… 2명에 징계 요구

▲ 육군이 '교전훈련장비(마일즈)'를 이용해 훈련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군의 모의 전투 훈련 장비(마일즈)의 핵심 성능이 미달인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은 11일 모의 전투 훈련 장비인 마일즈에 대해 ‘무기·비무기체계 방산비리 기동점검’을 벌인 결과 △공포탄 감지율 △영점 유지율 △무선데이터통신네트워크(DCN) △과학화 훈련 시스템 △전차표적기 자동운용 시스템 등 8건의 문제를 적발하고,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지난 2013년 10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마일즈 시스템을 개발한 뒤 2014년 9월 152억원 규모의 마일즈 장비 4세트를 납품받았고, 2019년까지 800억원을 들여 20세트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마일즈 시스템의 성능은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마일즈의 공포탄 감지율이 함량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포탄 감지율은 레이저 광탄이 공포탄 발사 사실을 인지하는 비율로, 공포탄 100발을 쐈을 때 허용 오차는 1발 이하(100±1%)여야 한다.

육군본부가 3차례의 운용시험평가를 통해 K-1, K-2, K-3의 공포탄 감지율을 조사한 결과 모두 83.8%∼92.8% 수준을 보이며 성능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성능 미달이란 평가를 받아든 육군본부는 또다시 미달이 나오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돌연 평가방식을 바꾼 뒤 ‘합격’ 처리를 했다.

영점 유지율 역시 기준 미달인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본부가 2013년 5월 3차 운용시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K-1, K-3의 경우 영점유지가 된 화기는 하나도 없었으며, K-3는 34%, 90㎜ 무반동총은 25%, 대전차화기 PZF-3는 50%만이 영점유지를 했다.

그렇지만 육군본부는 또다시 평가 방식을 바꿨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안건을 작성한 뒤 적합 판정을 내렸다.

훈련 현장과 지휘본부의 통신 시스템인 무선데이터통신네트워크(DCN) 역시 성능 미달이었다.

감사원이 4개 사단을 조사한 결과 협곡 등의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통신이 지연되고, 가까이 있는 훈련병 사이에도 통신이 원활하지 않는 등 통신접속률은 49.2%∼60.2%였다.

육군본부가 지난해 9월 103억원을 들여 구축한 과학화 훈련 시스템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화 훈련 시스템은 기계화보병이나 전차대대가 실제 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

3차례의 운용시험평가 결과 전차나 장갑차의 위치·영상 정보가 제대로 송수신되지 않는 등 결함이 발생했는데도, 통신접속 상태만 확인(Ping-Test)하는 것으로 평가 방식을 변경한 뒤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전차가 특정 지점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표적이 올라오는 전차표적기 자동운용 시스템의 성공률이 72%에 불과해 기준인 99%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표적기를 원격 또는 수동으로 운용할 수 있다며 합격 판정을 내렸다.

감사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사업팁장이 개발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제과점이나 식당 등지에서 사용했으며, 일식집 등에서 저녁식사를 접대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