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4인치 중저가폰 '아이폰SE', 국내서도 통할까
애매한 4인치 중저가폰 '아이폰SE', 국내서도 통할까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6.05.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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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만의 '한뼘폰'…출고가 16GB 57만원, 64GB 70만원
보급형치곤 높은 가격에 중저가 시장 돌풍 미지수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국내 이동통신 3사가 10일 애플의 4인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SE'의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폰SE는 기존 애플이 고수하던 작은 크기의 이른바 '한뼘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은 재작년 나온 아이폰5s와 같지만 성능은 최신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6s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5C 이후 2년 반 만에 출시한 중저가 모델 아이폰SE는 4인치 작은 크기에 애플 고유의 A9칩과 M9 모션 코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여기에 아이폰s6의 1200만 화소 카메라, 4K 동영상 촬영을 비롯해 최첨단 기능인 '라이브 포토' 기능도 담았다. 색상은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골드, 로즈 골드 등 4가지다.

아이폰SE의 출고가는 16GB가 56만9800원, 64GB가 69만9600원으로 확정됐다. 이통사를 통한 개통 없이 공기계를 구매하는 가격은 16GB가 59만원, 64GB가 73만원이다.

아이폰SE의 공시지원금은 중저가폰임에도 애플의 전작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6s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월 11만원 가량의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제를 쓸 경우 LG유플러스는 13만7000원, SK텔레콤은 12만2000원, KT는 11만5000원을 각각 지급한다.

공시지원금의 최고 15%까지 주는 추가지원금을 받으면 아이폰SE 16GB의 실구매가는 LG유플러스에서 최저 41만2250원, SK텔레콤에서 42만9500원, KT에서 43만7600원이다.

64GB 모델의 경우 월 6만원대 요금제를 쓸 때 실구매가가 SK텔레콤에서 62만1400원, KT에서 61만9100원, LG유플러스에서 60만5300원이다.

아이폰SE 가격에 조금만 더 보태면 최신 프리미엄폰 삼성전자 갤럭시S7과 LG전자 G5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아이폰SE는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고집한 '한뼘폰'이라는 점에서는 주목할만 하다. 실제로 아이폰 사용자의 약 40%는 아직도 '4인치 아이폰'(아이폰5·5s)을 쓰고 있다.

4인치 아이폰 마니아층과 아이폰이 고가여서 구매를 망설였던 잠재 수요자들이 움직여 준다면 아이폰SE는 충분히 돌풍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이폰SE가 중저가폰으로 와닿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국내 중저가폰의 경우 20만~40만원대에서 출고가가 형성되고 있으며 공시 지원금 등을 더하면 가격이 더욱 내려간다.

더군다나 아이폰SE 국내 출시에 앞서 내놓은 중저가폰 2016년형 갤럭시J7과 갤럭시J5의 실구매가는 각각 8만원, 3만원대, LG전자의 X스크린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아예 공짜폰이 됐다.

프리미엄급 성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 2016년형 갤럭시A7도 실구매가는 22만원대로 아이폰SE로선 가격 승부를 벌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5인치 이상 제품에 익숙해진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4인치 아이폰이라는 메리트가 얼마만큼 작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4~5달 기다리면 출시되는 아이폰s7을 기다리는 국내 아이폰 마니아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업계에서도 올해 1분기(한국 기준) 매출액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애플이 아이폰SE를 통해 재기를 노려볼수 있을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이 선점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이 과연 잘 파고들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