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노조, 상반된 구조조정 대응
조선3사 노조, 상반된 구조조정 대응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5.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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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고통분담으로 일자리 보전…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강경대응 선언

▲ 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경영난’을 겪고 있는 조선 3사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가운데 3사의 노조 측이 고통 분담 또는 강경한 입장 등을 밝히며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올해 임금 동결과 고용 보장을 묶은 임금 협상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노동자협의회가 제시한 협상안은 기본급 0.5% 인상에 1인당 격려금 250만원 지급을 합의했던 지난해 임단협 타결안보다 후퇴한 것이며, 임금 동결로 직원들도 고통을 분담할 테니 일자리를 보전해달라는 제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형식적인 소폭의 임금 인상보다는 사실상 고용 보장을 확약 받아 일에만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정년퇴직 및 상시 희망퇴직을 통해 인원을 1000여명 가량 감축해왔다. 사측은 희망퇴직의 경우 강제성이 없다고 하지만 직원들은 적지 않은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며 주채권은행이 삼성중공업에 자구안을 요구함에 따라 노동자협의회로선 고용 보장이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고용 보장뿐만 아니라 임금 인상까지 관철하겠다며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4일 울산 본사에서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승리를 위한 출정식을 열었다.

노조의 올해 임단협 요구안은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및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1년에 1회 이상 노조가 요구한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 연수 기회 제공 등이다.

또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9일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더불어 부서를 통폐합해 20%가량 줄이고 비핵심자산 매각에 나서는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어 노사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정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전인 3월 말에 총고용보장, 제도 개선을 통한 임금 인상, 하청노동자 처우개선, 개인연금보험 재가입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부가 대우조선에 기존보다 강화된 자구안을 요구함에 따라 대우조선 노조도 강경 대응을 선언한 상태다.

노조는 정부가 그동안 무대책과 무대응으로 두 손 놓고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어려움에 부딪친 조선업에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조정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