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돋보기] 박태환 올림픽 출전, 전향적 판단 기대
[세상 돋보기] 박태환 올림픽 출전, 전향적 판단 기대
  • 신아일보
  • 승인 2016.05.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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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여망인, 그리고 우리의 자랑인 마린보이 박태환을 수영연맹에서 꼭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조치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계연맹에서도 인정을 받고, 또 의사의 과실로 일어난 일이란 것을 잘 아는데도 우리 수영연맹에서만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말씀이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정계에서 박근혜 대통령 다음 가는 정치적인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국민 70% 이상이 박태환 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바라고 있는 마당에, 정치인 중에는 그래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홀로 이 같은 국민의 여망을 대변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로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지만, 도대체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맡긴 자신의 권력을 너무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대통령체제하에서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에 주눅이 들어서 자신의 권한을 곧잘 망각하는 경향이 없지도 않지만, 이는 역대 대통령들이 국회의원들을 ‘거수기’로 만든 원죄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박지원 원내 대표는 “간곡히 부탁”할 일이 아니라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해야 하며 듣지 않으면 대한체육회 인사들의 목을 모두 자르겠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앞서 이 같은 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불통 대통령’에게 이를 기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 같다.

사실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참여를 막고 있는 대한체육회의 사태를 보면서 이들이 양아치의 패거리가 아닌지 의심을 금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책을 한 권 쓰고도 남지만 무엇보다도 이자들은 도대체 뭣 때문에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무리 정치권의 입김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최소 국민 70%가 바라고 있는데 무슨 개뼈다귀 같은 규정을 지키겠다고 ‘선비의 지조’라도 된다는 듯이 고집하는 저들의 행태는 도저히 목불인견이라는 것이다.

박태환선수는 2014년 도핑테스트 결과 양성 반응으로 확인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를 받았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박태환은 금지약물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주사를 맞은 것으로 판단됐고 이에 따라 검찰은 병원장 김 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명 수영선수라고 해서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지 말라는 법은 없으므로 박 선수의 입장은 상당히 억울한 경우에 속한다.

이에 비해 체육계 인사들은 어떠한가? 양아치보다 못하다. 실례로 대한체육회 산하의 수영연맹을 보자.

지난 3월 검찰수사 결과에 따르면 수영연맹 이 홍보이사는 6억1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져 횡령 및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됐다.

또 정 전무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 청탁 대가로 3억3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이 시설 이사는 선수 훈련비 등 공금 13억2400만원을 빼돌려 도박 등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단체 임원 10명 등 총 14명을 재판에 넘기며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연맹전체가 비리의 온상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들을 어떻게 양아치보다 못한 범죄자라고 아니할 수 있느냐 그런 말이다.

이러한 체육계인사들이 병원장의 실수로 금지약물이 나타난 우리의 영웅을 올림픽을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수영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없다. 이는 은반 위의 신(神)으로 불리우는 김연아 선수와 함께 한국인의 자부심이다.

대한수영연맹은 오는 11일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을 발표한다고 한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국민이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대한체육회와 수영연맹는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이해청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