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2조원 수주한 박 대통령 세일즈 외교
[사설] 42조원 수주한 박 대통령 세일즈 외교
  • 신아일보
  • 승인 2016.05.0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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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공감 또 다른 외교성과
교류 확대 등 한·이란 관계 발전 청신호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이란 방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

우리 기업과 이란 정부는 총 371억달러 규모, 30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일괄 수주(EPC) 가계약’ 또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해각서 등이 체결되지 않아 제외된 일부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456억달러(약 52조원)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성과로는 최대 규모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일 정상회담 후 “양국의 노력으로 현재 61억달러인 교역 규모를 5년 내에 3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부는 이날 전 분야에 걸쳐 66개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1년 174억달러에서 작년 61억달러로 급감한 교역의 회복을 위해 상대방 항만의 자유 출입을 보장하는 해운 협정도 맺었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대한민국 정상으로선 수교 이후 처음이다. ‘신정 이슬람 국가’ 이란에 비이슬람 국가의 여성 정상이 방문하는 것도 최초다.

이란은 우리에게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이다. 이란인들이 한국인에게 친절하고 가전·자동차 등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좋다.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한국 건설사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젊은층은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 페르시아어로 더빙된 한국 드라마 ‘주몽’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대장금’의 비디오 대여도 많다고 한다. 한.이란관계의 여건이 좋은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앞으로 42-52조원 대의 수주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전략적 고려와 함께 이란을 ‘친구’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유럽이 덧씌운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깨고 한국적 시각으로 바로 보고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페르시아 민족 정체성을 지키면서 중동의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이란 정부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이 활성화돼야 한다.

양국 국민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비자면제협정 체결과 직항편 개설과 증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첨단 과학기술과 교육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류 협력이 늘어나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게 될 수 있다. 그래야 문화예술상품이나 의료관광, 병원사업 등의 고부가 상품의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이 이란을 단순한 수출시장으로만 여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고, 종교적 신념이 투철한 이란을 과소평가하다간 큰 코를 다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이란의 역사와 종교, 문화와 전통을 하루 빨리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수출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일단 동반협력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상의 방법이다.

박 대통령은 또한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이란 직항로 개설, 경협 확대, 북핵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과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통일 원칙에 공감한 것은 북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맺어온 이란이 한반도 비핵화에 공감한 것은 박 대통령의 또 다른 외교성과로 꼽힌다.

아울러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와 면담하고 큰 틀에서의 협력관계 증진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한.이란관계 발전의 청신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