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은 끝내 ICBM 발사할 것인가
[사설] 북한은 끝내 ICBM 발사할 것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16.04.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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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포기하지 않고선 체제유지 장담못해
대화의 장에 나오는 것이 북한의 살길

북한이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미국 첩보위성을 통해 포착됐다고 한다.

미 CNN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서 탐지된 활동이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의 발사 준비 과정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KN-08’이나 ‘KN-14’ 같은 다른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를 위한 활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사거리 약 3000㎞의 ‘무수단’ 탄도미사일은 괌이나 알류샨열도를 공격 범위에 둔 것이지만, ‘KN-08’과 ‘KN-14’ 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 이상으로 추정돼 미국 본토까지도 사정권에 들어가는 무기체계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KN-14’는 ‘KN-08’보다 정확도를 높인 미사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 ‘KN-08’과 ‘KN-14’ 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할 경우, 이는 이동식 탄도미사일의 첫 발사로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의결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어서 한반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월 의회 청문회에서 ‘KN-08’에 대해 “비행 실험이 충분히 되지 않았음에도 북한은 이미 초기 배치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아직은 북한이 미사일 탄두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완전히 습득했는지, 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등은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최근 북한은 고체연료 추진 로켓엔진의 연소실험이나 ‘ICBM용’이라고 주장하는 로켓엔진의 연소실험을 잇따라 공개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와 관련, “핵을 포기할 경우 평화협정과 경제적 지원, 통일 등 모든 사안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불가침 조약 또한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안보리 결의안(2270호)에 담지 못한 몇 가지 조치도 몇 달 안에 이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선(先) 핵 포기- 후(後) 대화’란 대북정책기조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체제 보장과 평화협정 등을 패키지로 대화 테이블에 올릴 수 있지만 거부할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또한 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은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내주 미국 방문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참석 이후 7개월 만에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파리 기후협정 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로써는 매우 불투명하지만 리 외무상은 기후협정 서명식에 참석하는 케리 국무장관의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으로서는 이번이 기회다.

잘만 하면 북한이 그동안 내부적으로 원해왔던 체제보장과 불가침조약을 미국과 일괄 타결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말에는 대남 공작 담당 인민군 장성급 간부가 한국에 망명했고, 최근엔 중국에 파견된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출하는 등 북한의 지도층 상류층의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김정은 체제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징후다.

핵을 포기하지 않고는 체제유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에 나오는 것이 북한의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