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주·대구 외 유권자는 핫바지인가
[사설] 광주·대구 외 유권자는 핫바지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16.04.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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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광주에서의 정치인 행보
국민 실망시키고 정치발전에 역행

선거 판세가 오락가락하고 자신들의 지지기반이라고 믿었던 지역이 흔들리자 여야가 지역 연고에 매달리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정치를 다시 후퇴시키고 있는 것으로 비난받을 일이다. 엊그제 도하 각 신문엔 대구지역 새누리당 입후보자들이 무릎을 꿇고 읍소하는 사진이 메인으로 실렸다.

우리나라 정치 수준이 아직 멀었음을 보여주는 해프닝이 아닐 수가 없다. 일을 저질러 놓고 사죄하면 그만이라는 발상이 한심스럽기도 하다.

그렇다고 민심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한참 잘못된 것이다. 대구지역 공천과정에 실망한 것은 대구뿐이 아니고 전국민이 실망했다.

더불어 민주당도 이러한 면에서는 새누리당과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를 방문, 그동안의 잘못이 있다면 용서를 빈다고 했다.

광주 지역 민심이 더민주당을 떠난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이후 서서히 쌓인 것이다. 표만 받아가고 나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는 불평이 축적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어찌 광주뿐이겠는가. 마치 광주시민만이 더민주당 문재인 전대표에 실망하고 있다는 듯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이 굳이 광주와 대구만을 찾아가 읍소를 해서야 되겠는가. 타 지역 유권자한테는 마구 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헷갈린다 하겠다.

새누리당의 경우는 대구 등 영남권이 자신들의 텃밭이라며 막대기를 꽂아 놓아도 된다고 할 때는 언제이고 지금 와서 사죄한다며 무릎을 꿇는가.

선거를 며칠 앞두고 정치적 비전 제시는 없이 감성에 호소하려는 자세가 잘못된 것이다.

대구지역 출마자 11명은 진박을 자처하며 ‘박근혜 대통령 팔기’에만 급급해온 구태를 여전히 반복하면서, ‘반성’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도대체 뭘 반성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보복 공천에 진박 낙하산, 경선 배제 비박들에 대한 박 대통령 ‘존영(尊影)’ 반환 요구 등에 대해 설명과 솔직한 사과가 있어야 되는데 이를 간과한 채 사과한다고 했으니 이를 받아들일 시민이 있겠는가. 너무나 상황을 쉽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시비를 떠나 표나 달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 같이 지역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더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에서의 지지율이 국민의 당에 밀리고 입후보자 대부분이 고전하자 지난 8일 광주를 찾아 사죄했다.

문 전대표는 자신에 대해 호남에서 지지를 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또한 문 전대표는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전대표가 광주에 내려가 밝힌 그의 의중은 국민을 보는 시각이 경사됐음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하겠다.

특히 그가 행한 말 중에 광주시민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통령 선거에도 불출마하겠다고 한 발언은 타 지역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대통령 선거 입후보를 특정지역 유권자가 지지하지 않으면 불출마하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잘못이다. 대통령이 특정지역을 대표해서 있는 것이 아닌 것을 모를 리 없는 문 전대표가 그렇게 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지역 편향과 특정지역 매달리기를 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 양대 당이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지만 이제는 이를 벗어나야 한다.

영호남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낮아지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국민은 정책으로 대결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