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부안해안경비안전서 개서를 앞두고
[독자투고] 부안해안경비안전서 개서를 앞두고
  • 신아일보
  • 승인 2016.03.3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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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명 부안해안경비안전서장

 
‘옛날 칠산 고을에 살던 노인은 마을이 바다에 잠긴다는 현몽(現夢)을 받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으나 마을사람들은 믿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손자만 데리고 고을을 떠났고 노인과 그를 믿은 사람만이 살아남았다’는 설화가 있다.

이 설화의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전라북도 변산과 위도 인근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예로부터 풍어를 꿈꾸는 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했으나 칠산바다는 풍요로움과 함께 험난한 파도를 일으켜 많은 사고를 불러왔다.

특히 지난 1993년 10월10일 10시10분 기상악화와 과적으로 서해훼리호가 침몰해 292명이 사망했다.

부안해양경비안전서는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의 안전 확보와 해양치안질서 확립을 위해 풍요와 아픔의 중심 부안에서 정부직제가 개정되는 4월 초 5과 1실 1대 3센터 함정 6척의 기구로 신설된다. 관할은 부안에서 고창에 이르는 약 2683.2㎢ 해역의 해양치안을 담당하게 되며,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주민의 안전과 행복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부안과 고창은 서쪽으로는 바다와 접한 변산반도와 동남쪽으로는 노령산맥이 겹겹이 쌓여 있어 매년 1700만여 명이 찾을 만큼 훈훈한 인정과 천혜의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해양사고는 2013년 53건, 2014년 56건, 2015년 63건 등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해양선박 사고뿐만 아니라 부안, 고창의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연안사고(익수, 고립, 추락)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서해바다는 북한의 기습적 미사일 발사 등 국지적 도발 위협과 중국어선과의 분쟁, 밀수·밀입국 등 안보와 치안의 중심에 있으며, 특히 부안해양경비안전서 관할에는 전북 부안 위도~전남 영광 안마군도 해상에 국책사업인 2500M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돼 지리적인 중요성이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소통, 공감, 동행, 상생하는 비장한 각오로 개서를 앞두고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해 본다.

첫째, 골든 타임, 즉 즉시성 있는 해양재난 대응역량 강화로 안전한 바다를 실현하는 것이다. 해양재난 발생시 현장중심의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대응과 수색구조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훈련으로 안전 확보에 대한 정신 무장을 강화해 해양사고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둘째, 완벽한 해양주권수호 및 안보환경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다. 해상경비 활동을 강화해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강력 대응하고 주변국과 남북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관리 능력을 제고해야겠다.

셋째, 해양치안 확보 및 깨끗한 바다를 보존하는 것이다. 해양 민생침해 사범과 밀수·밀입국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고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해양범죄를 근절할 뿐만 아니라 해양오염 사고에 대한 신속한 초동 대응태세 확립으로 대형오염사고 방지를 위한 선제적 예방활동을 강화해야겠다.

그리고 소통과 화합으로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전 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해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체하고, 소통과 화합으로 직무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전문성을 가진 건강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겠다는 각오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이순신 장군의 어록 중에 ‘誓海漁龍動 盟山草木知(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라 했다. 이는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라는 뜻이다. 부안해양경비안전서장으로서 서해바다의 해양안전과 치안확보, 바다가족의 행복창출, 현장중심의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빈틈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전현명 부안해안경비안전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