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 전셋값 평균 2억6천만원… '탈서울' 가속화
서울 소형 전셋값 평균 2억6천만원… '탈서울' 가속화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03.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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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형 전셋값에 4천만원 보태면 경인 준준형 매매

서울 소형 아파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경기·인천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탈서울' 서울시민이 늘고 있다.

서울 소형 아파트 전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3.3㎡당 1168만원으로 2년 전보다 25.68% 상승했다.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준중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24.37%)과 85㎡ 초과 대형 아파트 상승률(21.09%)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현재 소형 아파트 가구별 평균 전셋값도 2억5953만원으로 2년 전보다 5534만원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부동산114 조사)은 2012년 6월 이후 44개월 연속 상승하며 3.3㎡당 평균 1247만원으로 높아졌다. 경기 평균 아파트 3.3㎡당 매매가격 997만원보다 높다.

서울 성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면서 '깡통전세'로의 전락 위험성마저 나오고 있다.

전세 품귀현상으로 전셋값은 상승하는 반면 매매가는 주택시장 침체로 안정세를 보이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기 때문이다.

경기·인천 준중형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말 기준 3억105만원이다.

서울 소형아파트 전셋값(2억5953만원)에 4152만원만 보태면 면적을 넓혀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서울 소형아파트 전셋값과 경기·인천 준중형아파트 매매가 격차가 좁혀지면서 경인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서울시민은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현재 서울시의 주민등록 인구는 1001만4261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010만5206명)과 비교해 9만945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인구는 1992년 1094만명 수준이었으나 경기 등 택지지구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며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2014년 변동량보다 2배 이상 많은 8만1052명이 줄어들었다.

이에 서울시는 '탈서울'러쉬를 막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 등 주택정책에 역량을 쏟고 있다.

전출 인구의 상당수가 신혼부부 등 젊은층에 집중돼 서울시의 고령화 및 성장동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는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각종 규제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관계자는 "인구 감소는 서울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주거정책에 접근하고 있다"며 "임대주택 8만 가구 공급은 물론 지속적인 주택정책 개발을 통해 시민들의 주거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인지역의 부동산은 그만큼 활기를 띄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지난해 경기·인천 준중형아파트(전용 60㎡ 초과∼85㎡ 이하) 매매거래량은 11만6714건으로 전년(9만6336건)보다 21.15% 늘어나며 경기·인천 전체 매매거래 증가율(18.2%)를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교통망이 개선되고 기반시설도 확충되면서 신도시 등 경기도에 대한 주거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판교·광교처럼 신도시의 이미지가 향상돼고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서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 난민이 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면적 수평이동을 넘어 면적을 넓혀서 갈아타기가 수월해졌다"며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한 수도권 지역 매매시장뿐 아니라 분양시장의 열기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아일보] 서울/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