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 새누리당, 몰락의 5단계 밟는 것 아닌가?
[사방팔방] 새누리당, 몰락의 5단계 밟는 것 아닌가?
  • 신아일보
  • 승인 2016.03.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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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이자 저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짐 콜린스는 기업의 몰락과정을 연구한 자신의 저서 ‘위대한 기업은 어떻게 망하는 가(how the mighty fall)’에서 성공의 도취가 바로 몰락의 전조라고 진단했다. 위대한 기업도 한순간에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짐 콜린스는 이 책에서 기업의 몰락을 5단계로 구분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룬 성공에 도취돼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진정한 성공의 요인을 잊을 때 몰락의 1단계가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성공의 요인을 살펴보면 운과 기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가 많은데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자기 능력과 장점을 과대평가, 자만하게 된다는 거다.

성공에 도취하게 되면 모든 일이 뜻대로 될 것만 같아 2단계로 접어든다.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려는 단계이다. 기업은 서서히 위험신호들이 감지되기 시작한다. 정치적 혼탁과 불운 그리고 후계자를 현명하게 선택하지 못해 권력 이양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지만 CEO들은 위험신호를 애써 무시하면서 긍정적인 신호에만 주목한다.

구성원들이 입을 닫기 시작하면서 3단계가 시작한다. 3단계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다. 내부에 경고 신호가 꾸준히 증가하지만 외부 성과가 견고하다는 이유로 걱정되는 징후를 무시한다. 권력을 쥔 사람들이 더욱 권위주의적으로 변하고 현실로부터 멀어진다. 따라서 건강한 팀 역동성이 침식된다.

3단계가 깊어 가면 흔들리는 모습이 외부에서도 감지되고 CEO도 위기를 느끼게 된다. 그러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카리스마 있는 리더를 구원투수로 등장시킨다.

구원투수는 검증되지 않은 전략, 개혁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이런 저런 변화를 꾀한다. 그러나 약발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것이 4단계다.

마지막 5단계에서는 거듭된 실책과 차질로 인해 재무적 강점이 침식되기 시작하고 어떤 경우에는 경영진이 퇴출되고 조직이 심하게 위축된다.

이렇게 기업이 몰락하는 법칙을 요즈음 공천 파동으로 심하게 흔들리는 새누리당에 대입시켜 보면 몰락의 전조가 감지된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분열로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새누리당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계파 학살 공천을 하고 있다. 자기 능력과 장점을 과대평가해 자만하고 있는 거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을 막아 남은 임기 동안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모양새는 사납다.

이렇다 보니 차기 대권 후보 김무성 대표에 대한 지지율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친박의 핵심이라 불리는 정무특보 3인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미 몰락의 3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몰락은 피할 수 있다. 5단계까지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이상 몰락은 되돌릴 수 있다. 강한 기업도 언제든 쓰러질 수 있지만 다시 일어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기업 ‘몰락의 5단계’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실패의 원인을 잘 살펴야 한다.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정치인이 아닌 정치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의 정치평론가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은 “정치인은 자기가 속한 정당과 계급의 작은 이익에 봉사하며 정치가는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당파의 이익을 초월해 전체의 큰 이익을 위해 일을 한다”고 정의했다.

새누리당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