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사건' 계모 "때렸더니 넘어졌어요" 덤덤한 현장검증
'원영이 사건' 계모 "때렸더니 넘어졌어요" 덤덤한 현장검증
  • 김부귀 기자
  • 승인 2016.03.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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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욕실에 가뒀나' 질문에 "말 듣지 않아 가뒀다" 반성 기미 없어

▲ 1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한 빌라에서 진행된 신원영군 학대 사망사건 현장검증에서 시민들이 락스를 들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계모의 끔찍한 학대로 숨진 '신원영군 사건'과 관련, 계모와 친부에 대한 현장검증이 14일 진행됐다.

원영이를 숨지게 한 계모 김모(38)씨는 이날 오후 현장검증을 위해 호송 차량에 타기 전 "왜 욕실에 가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듣지 않아서 가뒀다"고 답했다.

'죽을 줄 알았느냐', '누가 먼저 거짓말을 하자고 했느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하는 등 여전히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친부인 신모(38)씨는 "학대를 알고도 왜 방치했느냐"는 질문에 "미안하다"고 답했다.

학대 범행이 이뤄지던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한 빌라에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미리 모여있었던 150여명의 주민들은 '살인죄를 적용하라'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다.

일부 주민은 락스를 뿌리고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주변 마트 주인들은 주민들에게 "락스를 가져가라"며 무료로 락스를 나눠주기도 했다.

▲ 1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한 야산에서 진행된 신원영군 학대 사망사건 현장검증에서 친부 신모(38)씨가 범행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연합뉴스
한 주민은 "아무리 제자식이 아니라지만 그렇게 학대를 할 수가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주민은 "정말 끔찍하다"며 "똑같이 옷을 벗겨 락스를 뿌리고 찬물세례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예정된 현장검증을 40여분 늦게 시작했다.

첫 번째 장소인 빌라 화장실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김씨는 "이렇게 때렸더니 넘어졌어요"라고 설명하며 무덤덤하게 당시 범행을 재연했다.

그러면서도 원영군이 폭행을 피하려다 변기에 이마를 부딪혀 다친데 대해서는 "어떻게 넘어졌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회피했다.

신씨는 욕실 앞에서 원영군이 학대당하는 것을 방관하던 장면을 재연했다.

또 자신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아이가 욕실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벽을 보고 서 있는 모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 1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한 야산에서 진행된 신원영군 학대 사망사건 현장검증에서 계모 김모(38)씨가 범행 재연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두 사람은 함께 숨진 원영군의 시신을 이불에 돌돌 말아 베란다에 방치해뒀다가 야산에 암매장하기 위해 옮겨가는 장면도 재연했다.

두 사람은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암매장된 청북면 야산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도 이들은 덤덤하게 범행 당시를 재연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9일 이들 부부를 각각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계모 김씨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3개월간 원영이를 욕실 안에 가둬놓고 무참히 폭행하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다.

친부 신씨는 김씨의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만류하지 않고 방치했다.

이들은 원영이가 숨지자 시신을 10일간 베란다에 방치해뒀다가 지난달 12일 밤 암매장한 혐의도 있다.

[신아일보] 평택/김부귀 기자 acekb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