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증후군이란 새로운 환경에서 나타나는 부적응 양상으로 새로운 환경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어젯밤 뉴스에서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하는 등의 새학기증후군 관련 증상이 소개됐다.
당연하게만 여겼던 그 행동들이 '증후군'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이 붙자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됐다.
3월이 되면 엄마들은 바쁘다. 새로운 선생님과의 적응부터 새 친구들, 새로운 교실 등 아이들에게는 모든 환경이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도 이를 위해 '적응기간'이라는 이름을 붙여 하루 1~2시간씩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곤 한다.
그런데 일하는 엄마에게는 그저 먼나라 이야기다. 아이가 1~2시간 단축수업 한다고 회사에 1~2시간 단축근무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3월3일 늦은 입학식이 있었다. 재원생이기에 입학식의 의미는 없다만 2일 하루를 쉰다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 전 주 교사 OT를 위해 3월2일 휴원한다는 선생님의 안내전화에 날선 목소리로 응대하는 나를 보면서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맞벌이 가정은 어쩌라고 그런 방침을 세웠냐고 한참을 따져물은 뒤 일단은 알겠노라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 속에서는 쉽사리 진정이 되지 않았다.
당장 맡길 곳이 없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렇다해도 앞으로 1년간 내 아이를 보육해줄 선생님에게 처음부터 날선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한참동안 후회로 남았다.
결국 지방에 사시는 친정엄마가 올라오신 것으로 그 사태는 마무리 됐으나 내 마음 속에서는 '배려'를 찾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 해를 잘 끌어가기 위해 새로운 교사들과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으쌰으쌰 한다는데 그 하루를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속 좁아 보였을 것이다.
그렇게 좌충우돌 시작된 3월 신학기에 또다른 산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등원거부.
큰아이는 어린이집 5년차 답게 거부 없이 잘 적응해가고 있으나 아직 신참인 둘째 아이는 아침에 징징, 저녁에 징징, 그야말로 부적응의 표본이 된 셈이다.
이제 고작 14개월, 엄마 아빠 외에는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가 적응해야 할 낯선 환경을 생각하니 괜시리 가슴이 미어져온다.
모든 워킹맘들의 공통 고민거리인 새학기 증후군의 가장 큰 묘약은 칭찬과 격려, 기다림이란다.
적응이 힘들어서 우는 아이에게 질책을 한 적은 없는지, 되돌아보며 오늘은 꼭 사랑으로 안아줘야겠다.
/고아라 편집국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