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톡톡] 새학기증후군?… 잔인한 3월이여
[워킹맘 톡톡] 새학기증후군?… 잔인한 3월이여
  • 신아일보
  • 승인 2016.03.0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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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만개한다는 春 3월이 왔다. 분홍빛으로 노란빛으로 여기저기 가득 피어날 꽃에 대한 기대감보다 앞선 걱정이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새학기증후군인가.

새학기 증후군이란 새로운 환경에서 나타나는 부적응 양상으로 새로운 환경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어젯밤 뉴스에서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하는 등의 새학기증후군 관련 증상이 소개됐다.

당연하게만 여겼던 그 행동들이 '증후군'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이 붙자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됐다.

3월이 되면 엄마들은 바쁘다. 새로운 선생님과의 적응부터 새 친구들, 새로운 교실 등 아이들에게는 모든 환경이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도 이를 위해 '적응기간'이라는 이름을 붙여 하루 1~2시간씩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곤 한다.

그런데 일하는 엄마에게는 그저 먼나라 이야기다. 아이가 1~2시간 단축수업 한다고 회사에 1~2시간 단축근무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3월3일 늦은 입학식이 있었다. 재원생이기에 입학식의 의미는 없다만 2일 하루를 쉰다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 전 주 교사 OT를 위해 3월2일 휴원한다는 선생님의 안내전화에 날선 목소리로 응대하는 나를 보면서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맞벌이 가정은 어쩌라고 그런 방침을 세웠냐고 한참을 따져물은 뒤 일단은 알겠노라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 속에서는 쉽사리 진정이 되지 않았다.

당장 맡길 곳이 없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렇다해도 앞으로 1년간 내 아이를 보육해줄 선생님에게 처음부터 날선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한참동안 후회로 남았다.

결국 지방에 사시는 친정엄마가 올라오신 것으로 그 사태는 마무리 됐으나 내 마음 속에서는 '배려'를 찾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 해를 잘 끌어가기 위해 새로운 교사들과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으쌰으쌰 한다는데 그 하루를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속 좁아 보였을 것이다.

그렇게 좌충우돌 시작된 3월 신학기에 또다른 산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등원거부.

큰아이는 어린이집 5년차 답게 거부 없이 잘 적응해가고 있으나 아직 신참인 둘째 아이는 아침에 징징, 저녁에 징징, 그야말로 부적응의 표본이 된 셈이다.

이제 고작 14개월, 엄마 아빠 외에는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가 적응해야 할 낯선 환경을 생각하니 괜시리 가슴이 미어져온다.

모든 워킹맘들의 공통 고민거리인 새학기 증후군의 가장 큰 묘약은 칭찬과 격려, 기다림이란다.

적응이 힘들어서 우는 아이에게 질책을 한 적은 없는지, 되돌아보며 오늘은 꼭 사랑으로 안아줘야겠다.

/고아라 편집국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