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인 뒤통수 친 조폭… 타짜 동원해 수억원대 사기도박
은인 뒤통수 친 조폭… 타짜 동원해 수억원대 사기도박
  • 문인호 기자
  • 승인 2016.03.0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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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줍기’·‘밑장빼기’… 몰카 설치해 덜미 잡아

직장을 마련해 주는 등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은인을 상대로 수억원대 사기도박을 벌인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조직폭력배 A(4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B(50)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일당 4명을 추적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안산지역 재력가인 C(53)씨는 마땅한 직업이 없던 A씨를 수년전 알게 된 뒤 자신의 사업체에 공동대표 자격을 줄 정도로 믿었다.

2014년 10월 C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A씨의 권유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도박장을 찾았다.

첫날 수백만원을 잃은 C씨는 도박에 재미를 붙여 그 후로도 자주 도박장을 찾아 올해 1월까지 50여차례에 걸쳐 8억4000만원을 잃었고 9000만원의 도박빚까지 지게 됐다.

큰돈을 잃은 C씨는 지난해 12월 경찰로부터 “사기도박 첩보가 있어 찾아왔다”는 말을 들었지만 도박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다.

이때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는 매번 찾던 도박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몰카의 동영상을 살펴본 C씨는 결국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C씨를 제외한 도박자들은 모두 한패였던 것이다.

영상 속에는 소위 ‘타짜’들만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낙엽줍기’, ‘밑장빼기’, ‘육장보기’ 등 온갖 수법이 동원됐다.

경찰은 C씨가 전달해 중 영상을 바탕으로 A씨 일당을 일망타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까지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며 “검거된 일당들은 대부분 도박 전과를 가진 전문 도박꾼들이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안산/문인호 기자 mih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