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한국 온 '판다', 에버랜드에 보금자리
22년만에 한국 온 '판다', 에버랜드에 보금자리
  • 김부귀 기자
  • 승인 2016.03.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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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째 판다 보유국 돼… 암컷 '아이바오'·수컷 '러바오', 4월 중 일반 공개

▲ 판다 러바오(수)와 아이바오(암)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전 세계에 20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동물 판다가 3일 오후 대한항공 특별기(KE372) 편으로 입국했다. 판다 국내 입국은 지난 1994년 이후 22년 만이다. 

지난 2014년 한중 정상회담시 '판다 공동 연구' 합의 이후 도입이 진행돼 우리 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등 13개국에 이어 14번째 판다 보유국이 됐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김봉영 사장은 이날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입국 환영사에서 "에버랜드는 올해 개장 40주년을 맞아 국내외 고객들이 '판다월드'와 함께 좋은 추억을 더욱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 3일 오후 인천공항화물청사에서 특별기 편으로 도착한 판다 암수 한쌍인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하역되는 모습. (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 한중 민간 우호 의미 담은 '보물 커플'

이날 공개된 판다의 이름은 암컷 '아이바오(爱宝)', 수컷 '러바오(乐宝)'다.  두마리 모두 보배, 보물을 뜻하는 보(宝)자로 끝나는 일명 '보물' 커플이다.

에버랜드의 중국어 표현인 애보낙원(爱宝乐园)을 인용한 아이바오(爱宝)와 러바오(乐宝)는 각각 '사랑스런 보물', '기쁨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으로, 판다가 사랑 받고 많은 기쁨을 주는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되길 기원하는 한중 양국 국민들의 바람이 담겼다.

판다 이름은 한중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채널 페이스북과 웨이보를 통해 공모된 8500여 건의 이름 중 한중인문교류 공동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선정됐다.

◇ 1월 초부터 이송준비… 2400km 여정 마치고 에버랜드 도착

판다 이송 준비는 지난 1월초부터 시작됐다.

과거 에버랜드에서 판다 사육을 담당했던 강철원 사육사가 쓰촨성 판다 기지에 파견돼 아이바오, 러바오와 같이 생활하며 행동 습성, 생활 패턴, 성격 등을 파악하고 친밀감을 돈독히 쌓아 왔다.

강 사육사는 이날 판다들과 함께 특별기를 타고 입국했다.

입국 하루 전인 2일 오후에는 쓰촨성 두장옌 판다기지에서 환송식이 열리기도 했다.

▲ 판다 아이바오(암)와 러바오(수)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주차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판다의 모습이 공개되고 있다.(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중국 쓰촨성 두장옌 판다 기지를 출발해 오전 5시경(이하 한국시간) 청두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대한항공이 지원한 보잉747 인천행 특별기로 10시40분 출발해 3시간 여 비행을 거쳐 오후 2시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어 공항에서의 간단한 입국 환영식을 가진 뒤 오후 5시 30분경 최종 목적지인 에버랜드에 도착, 판다 기지에서 에버랜드까지 총 2400km 거리의 여정을 마쳤다.

에버랜드에 도착한 판다는 동물원 사육사들과 당일 에버랜드를 방문한 손님들의 환영을 받으며 '판다월드'로 이동, 소음과 진동을 차단한 최신식 실내 공간에서 국내에서의 첫 날을 마무리했다.

◇ 판다 건강 지켜라… 이송작전 '이모저모'

에버랜드는 판다들의 건강이 최우선임을 감안해 중국측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세밀한 이송 작전을 펼쳤다.

먼저 이송 차량 및 비행기 내에서의 흔들림과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가로 185cm, 세로 120cm, 높이 130cm 크기에 무게 300kg의 케이지를 특수 제작, 판다들의 안정적 이송을 지원했다.

또한 강철원 사육사를 비롯해 양국의 전문 사육사, 수의사 3명이 판다 이송 전 과정을 동행하며 판다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했다.

특히 비행기 내에선 20∼30분 단위로 8회 가량 판다들의 건강을 살피기도 했다.

기내 기압은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를 유지했으며 판다들이 비행기를 처음 타는 점을 고려해 충분한 수분과 27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 약품도 준비했다.

▲ 판다 아이바오(암)와 러바오(수)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주차장에서 열린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특히 육로 이송 차량의 수직 흔들림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컨테이너 수평을 공기압으로 자동 조절하는 무진동 차량을 활용했다.

컨테이너 내부 분위기도 판다에게 최적의 항온항습 조건을 유지했으며 차량 속도도 최대한 일정하게 맞춰 안전성을 확보했다.

◇ 적응기간 거쳐 4월 중 일반에 공개

판다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 과정을 거친 후 한중 양국의 전문 사육사, 수의사들의 보살핌 속에 한달여간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기간을 갖게 된다.

적응 프로그램은 판다월드 내 생활공간인 실내, 이동 통로, 실내 방사장, 실외 방사장 순서로 단계별로 진행된다.

에버랜드는 개장 40주년을 맞는 4월 중 판다월드를 오픈해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모습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용인/김부귀 기자 acekb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