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폐암 한 갑 주세요
[독자투고] 폐암 한 갑 주세요
  • 신아일보
  • 승인 2016.03.0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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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심 문경YMCA 이사장

 
“폐암 한 갑 주세요.” “뇌졸중 한 갑 주세요.” “후두암 한 갑 주세요.”

요즘 TV에 나오는 공익광고 내용인데 담배 피우는 흡연자들이 보면 속이 서늘해질 듯 하다.

얼마 전 터키정부가 담배를 피운 폐암환자는 건강보험적용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한다.

환자의 흡연 습관으로 폐암이 발생됐으므로 폐암 치료를 위한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담배는 폐암뿐만 아니라 췌장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서 폐암의 85% 정도가 흡연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담배를 피우면 폐암발생 위험이 13배, 오랜 기간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1.5배 높아진다.

20년간 매일 두갑 가량의 담배를 피운 남성은 페암으로 숨질 확률이 60∼70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다.

한국 흡연자들의 약 80%가 금연을 시도했다는 통계에서 보듯이 독성물질임을 알면서도 담배를 매일 계속 피우는 것은 니코틴 때문이다.

중독성이 강한 니코틴이 기분을 좋게 하는 도파민을 분비하게 해 흡연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또한 담배회사들은 인산염, 암모니아, 인산이암모늄 등 유해물질이 함유된 담배에 각종 첨가물을 넣어 자극을 낮추고 새로운 향미를 첨가해 청소년 등 새로운 흡연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내외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537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 연말까지 제6차 변론을 마쳤고 2016년 3월4일 제7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이번 담배소송의 핵심 쟁점은 흡연과 폐암 발병간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인데, 지금까지 국내의 담배 소송에서는 모두 흡연자들이 모두 패소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에서는 흡연과 폐암 발생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주정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흡연과 폐암 발병간의 인과관계 및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 담배회사가 거액의 배상을 하도록 한 바 있어 건보공단의 담배소송 결과가 기대된다.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연간 1조7000억원의 진료비가 지출된다고 한다. 1조7000억원은 진료수가를 6% 인상하는 금액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이번 소송에서 공단이 승소한다면 537억원의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추가 소송을 통해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진료비의 상당부분을 배상받을 수 있어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송을 통해 흡연의 폐해와 중독성에 관한 진실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흡연인구를 줄이고 국민건강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소송에 흡연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한 이유다. 

/김종심 문경YMCA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