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까지 닷새째 사회를 보며 회의를 진행해온 국회의장단은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며 사상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원장단에 본회의 의사진행 권한을 넘겼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9시께 "23일부터 의장석을 지켜왔으나 체력적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부득이 잠시간 본회의 의사진행을 부탁한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에게 의사봉을 넘겼다.
정 의장은 17번째 주자로 연단에 올라 발언 중인 더민주 정청래 의원에게 "양해해달라. 끝까지 경청하지 못하고 의장석을 떠나게 돼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원은 "의장님이 너무 육체적으로 피곤한 것은 잘 알지만 많은 의원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밤을 새운 의원들도 많다"고 응수했다.
이어 "의장이 자초한 육체적 피곤을 버틸 수 없어서 결국 국회법에 (관련 조항이) 없는(데도) 의장단 이외의 분에게 사회권을 넘길 수밖에 없는 국회 본회의장 비상사태를 맞은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양해해 줘서 고맙다"라고 답했지만, 정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비상사태에 대해 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애초 정 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의장이 잘못을 저질러놓고 직권상정을 해놓은 탓에 환노위원장이 사회를 봐야 하는 처음 있는 기막힌 장면을 국민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단은 그동안 정 의장과 정갑윤·이석현 부의장이 3교대로 시간을 나눠 본회의를 진행해왔다. 이들은 집무실에 간이침대를 설치해 두고 '비번'일 때는 잠시 눈을 붙이며 휴식을 취해왔으나 무제한 토론이 계속 되면서 체력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