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
  • 온케이웨더
  • 승인 2016.02.2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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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속담] 오늘 정월대보름…달맞이·오곡밥 즐겨

오늘(22일·월)은 일 년 중 보름달의 인기가 가장 높은 정월대보름이다. 정월대보름은 정월(=음력 1월) 15일을 가리키며 우리민족의 ‘밝음’ 사상을 반영한 명절이기도 하다. 정월이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 대개 일 년의 운세를 점쳐보는 달로 여겨진다. 

하지만 오늘(22일·월)은 흐린 날씨 탓에 보름달 보기는 어렵겠다. 민간기상기업 케이웨더는 “오늘 우리나라는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을 점차 받겠고, 제주도와 남해안은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겠다”며 “제주도와 전남남해안은 오후부터 비(산간은 눈)가 시작되겠고 늦은 밤에는 경기북부와 강원영서 북부지방에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속담으로는 ‘설은 질어야 풍년이고 보름은 맑아야 풍년이다’가 있다. 설에는 눈이 많이 내려야 그해에 풍년이 들고 정월대보름에는 날씨가 맑아 보름달을 볼 수 있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믿었던 데서 유래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정월 보름날 맑으면 풍년 든다’, ‘정월 보름달이 누르면 대풍이 든다’ 등이 전해진다.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속담도 있다. 객지에 나간 사람이 설 명절에 부득이하게 고향집에 오지 못하더라고 보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다. 설(음력 1월 1일)에는 사정이 있어 집에 못 갔지만 보름 정도 여유를 가지면 그 사정을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농경 사회가 주를 이뤘던 과거엔 정월대보름을 일 년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로 여기고, 이날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농사에 들어갔다. 때문에 보름인데도 집에 있지 않고 다른 곳에 나가 있으면 ‘철(농사철)을 모르는 사람이요, 철이 없는 사람이요, 농사와 단절한 사람’ 이라고 했다.

부럼 깨기·쥐불놀이 등 세시풍속도 전해져

정월대보름에는 부럼 깨기,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등 세시풍속도 전해진다.

정월대보름 당일 아침에는 귀밝이술을 마시며 부럼을 깬다. 귀밝이술은 이른 아침에 청주를 데우지 않고 마시는 것을 말한다. 이를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귓병이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1년 동안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 한다.
 
부럼 깨기는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齒)를 튼튼하게 하려는 뜻이 담겨있다. 땅콩이나 잣·호두·밤 등 부럼을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며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다른 말로 ‘부스럼(또는 부럼)깨물기’라고도 하고 ‘부럼먹는다’고도 한다.

더위팔기는 친구 이름을 불러 그가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소리를 들은 친구가 더위를 산 것이 되고 더위를 판 사람은 한 해 동안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정월대보름 저녁에 보름달이 솟아오르면 저마다 소원을 빌고 논이나 밭의 두렁에 불을 질러 잡귀와 해충을 쫓는 ‘쥐불놀이’를 한다. 달집태우기는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이다. 이를 통해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한편 중국의 정월대보름은 원소절(元宵節)로 불린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정월보름날 쯤 즐기는 축제다. 음력 1월 15일을 전후한 13~14일 사이에 온 집안에 등불을 달아 걸어두고 식구들이 ‘원소(찹쌀완자)’를 먹으며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
 
일본에서는 대보름을 소정월(小正月·양력 1월 14일에서 16일 사이)이라 부른다. 이날은 공휴일로 지정해 신년의 기점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풍습은 들판에서 연초에 장식한 여러 것들을 태우는 행사 등이 있다.

대표 절식 ‘오곡밥’…농사밥·보름밥이라 부르기도

과거 조상들은 정월대보름 전날 저녁에 쌀, 조, 수수, 팥, 콩 등 5가지 곡물을 넣어 만든 오곡밥과 함께 9가지 나물을 먹었다. 오곡밥에는 여러 가지 잡곡이 들어가기 때문에 풍농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어 ‘농사밥’이라고도 하며, 대보름에 먹는다고 해 ‘보름밥’이라 부르기도 한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