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1.5% 만장일치 동결
한국은행, 기준금리 1.5% 만장일치 동결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6.02.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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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이후 8개월째… 금융시장 안정 우선

▲ 16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5%로 동결시키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8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시키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16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 수준으로 동결 시키는 것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작년 6월 연 1.75%에서 1.50%로 떨어진 후 2월 금통위까지 8개월간 연속 만장일치로 동결시킴으로써 신중한 행보를 이어 간 셈이다.

이는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지만 흔들리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지만, 금통위원들은 결국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쪽을 선택했다.

수출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연초부터 부진한 국내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엔 국내외 금융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고조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개성공단 폐쇄 등이 맞물리며 한국 경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자칫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의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생겨났다.

또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 12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 부채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과 북핵 등 정치적 문제로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을 둘러싼 여건이 지난 1월과 많이 달라졌다”며 “국내 경기 부양도 중요하지만 자본 유출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불황은 아니라고 강조해 온 한은은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은 분명하지만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는 수출, 물가 등 거시적 측면과 금융안정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한은은 부진한 경기 상황 때문에 갈수록 커지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가 고민거리로 남게 됐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발표로 글로벌 환율 전쟁이 재점화 됐고,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커졌으므로 한은도 경기방어를 위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흥수 기자 saxofon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