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4년간 군 총참모장 3명·간부 100여명 줄줄이 처형
北 김정은, 4년간 군 총참모장 3명·간부 100여명 줄줄이 처형
  • 이현민 기자
  • 승인 2016.02.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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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비리 혐의 등으로 처형 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5일 노동신문이 보도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군 간부들이 인민군 대연합부대들의 포사격경기를 시찰하는 모습. 맨 오른쪽이 리영길 총참모장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 들어서도 공포정치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10일 북한의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이달 초 비리 등 혐의로 전격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영길은 북한군 수뇌부 3인방의 한 사람으로, 2013년 3월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거쳐 같은 해 9월 우리 군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 발탁됐다.

총참모장 부임 이후 2014년까지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되는 등 한때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리영길은 1월 10일자 조선중앙통신의 '김정은, 인민무력부 축하방문 및 연설' 보도 이후 지금까지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 5년차에 들어서도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실세에 대한 숙청을 이어가는 행보를 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은 2012년 7월 군최고 실세로 알려졌던 리영호 총참모장을 전격 경질, 숙청하고 현영철을 앉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2013년 10월 리영길을 현영철을 대신해 총참모장으로 임명했으며, 현영철은 지난 2015년 4월 처형됐다.

이어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 열병식 총지휘관으로 위세를 떨쳤던 리영길 역시 김정은에 의해 하루아침에 숙청돼 처형당했다.

이로써 김정은은 집권 4년간 리영길까지 4명의 총참모장 중 3명을 처형 또는 숙청했다.

특히 2013년 12월에는 자신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해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됐다.

'김정은 시대' 지난 4년 동안 처형된 북한 간부는 작년 말 기준 무려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최대 130여 명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학술대회에서 "김정은 시대 처형은 정치적, 정책적 처형보다는 개인감정에 근거한 처형이 많다"며 "간부들의 불안감이 증대하면서 심지어 책임을 지는 고위직을 피하는 현상까지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포통치로 긴장감 주입과 충성경쟁 유도 등 일시적 효과를 거두었으나 '공포'의 장기화로 김정은과 지배층 간 운명공동체 의식이 약화하고, 핵심 측근들은 숙청, 처형에 대한 불안감으로 김정은에게 조언을 기피하고, 맹종하면서 자리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