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기구 인선 힘겨루기 '팽팽'
새누리당 공천기구 인선 힘겨루기 '팽팽'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6.01.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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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지연 장기화 전망…설 이후로 미뤄지나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출범이 위원 인선을 둘러싼 최고위원들의 힘겨루기로 늦어지고 있다.

공관위는 과거의 공천심사위원회와 달리 '후보자격 심사'보다 '공정경선 관리'의 기능에만 국한된다.

그럼에도 공천 부적격자를 걸러내거나 여론조사 방식을 결정하는 등 후보 선출 과정에 공관위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의원총회에서 "(공관위는) 다수 후보자를 최대 5명으로 압축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 전화 방식 선택에도 재량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공천제도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때와 마찬가지로 공관위원장에 누구를 앉힐 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룰'과 '심판'이 경기의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듯, 공천을 관리하는 '주심'을 누가 맡느냐가 총선 후보들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관위원장은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적극 추천하는 이한구 의원 추대로 기우는 분위기였지만, 김무성 대표가 공관위 위원 선임의 전권을 달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이 의원 추대는 불투명해졌다.

지난 26일까지 최고위원들이 1명씩 공관위원을 추천하기로 했고, 이미 몇몇 최고위원은 추천했는데, 느닷없이 김 대표가 판을 엎는 역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31일"김 대표가 이 의원에게 공관위원장을 맡기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주 연일 박 대통령을 "권력자"로 지칭한 데 이어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을 "실력자"라고 부르는 등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발언이 가져올 파장을 모를 리 없는 김 대표가 작심한 듯 친박 진영을 겨냥한 것은 공관위원장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배수진'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김 대표 측근 의원은 "지금까지 '권력자' 발언에 대한 김 대표의 추가 언급이 없다는 것이 무슨 의미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이 대구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대구 물갈이'를 관철하려는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지만, 친박계는 모순된 논리라고 반박했다.

한 최고위원은 "공관위가 상향식 공천의 '관리' 역할만 한다는데, 그러면 공관위원장이 어느 지역 출신이든 무슨 상관인가"라고 밝혔다.

다른 최고위원도 "공관위원장은 선거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며 "김황식 전 국무총리 같은 원외 인사는 공관위원장이 아니라 선거대책위원장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고위원들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애초 이달 말 출범할 예정이던 공관위는 다음 달 초에도 출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공천 작업이 다음 달 중순 시작되는 만큼, 공관위 구성도 설 연휴 이후 공천 개시가 임박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공관위가 출범해도 안심번호 도입 문제는 또다른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안심번호는 여론조사 경선을 위해 이동통신사가 휴대전화번호를 임시번호로 변환, 가입자 동의를 받아 제공하는 제도다.

김종훈 의원은 의총에서 "주민 일부가 (가입 동의) 전화를 받았다"며 특정 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이 안심번호 제공에 동의하도록 종용한 정황을 제기했다.

조원진 의원은 "안심번호는 하더라도 당원에 대해서만 해야 한다"며 휴대전화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유권자는 안심번호 방식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