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위안부 존엄성 또 짓밟나… "강제연행 증거없다" 주장
日, 위안부 존엄성 또 짓밟나… "강제연행 증거없다" 주장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01.3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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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 공개돼

▲ 일본 정부가 최근 '군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답변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은 위안부 소녀상 모습.ⓒ연합뉴스
지난해 한일간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일본 정부는 유엔 측에 '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 전망이다.

31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위원회)에 "군과 관헌에 의한 위안부 '강제 연행'(forceful taking away)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제출했다.

이는 일본이 다음달 15일부터 열리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제63차 회의를 앞두고 위원회가 "최근 위안부의 '강제적인 이송(forcible removal)'을 입증하는 증거는 없다는 공적인 발언들을 접했다. 그 정보에 대해 언급해달라"고 질의한데 대해 답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답변서에서 "일본 정부의 관련 부처와 기관이 가진 유관 문서의 연구와 조사,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의 서류 검색과 전직 군부 측과 위안소 관리자를 포함한 관계자의 청취 조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의해 수집된 증언 분석 등 전면적인 진상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조사에서 일본 정부가 확인할 수 있는 서류 어디에도 군과 관헌에 의한 위안부 '강제 연행'(forceful taking away)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반영하게 대중에게 일깨울 의향이 있느냐는 위원회의 질문에는 "일본 정부는 국정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지 않아 학교 교육에서 다뤄질 특정 내용에 대해 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중국과 동티모르 등을 포함한 아시아 여성기금(1990년대 위안부 보상을 위해 만든 일본 민·관 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한 나라의 위안부들에 보상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 정부는 그럴 의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일본 정부는 답변서와 함께 한일 합의 발표문 전문의 영어 번역본을 첨부하면서 "지난달 28일 한일 합의로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음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일본 정부에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인정과 배상 등을 누차 촉구해왔다.

위원회는 한 해 2차례 회의를 갖고 각국 정부의 CEDAW 이행 보고서를 심의·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가 대표가 아닌 개인자격 위원들로 구성돼 있는 위원회 성격상 이번 일본의 주장과 관련해 한국의 발언권은 따로 없는 상태다.

이에 위원회 측에서 일본의 답변서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