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대표직을 전격 내려놨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고위원회의 권함을 위임받는 내용의 안건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격 전환됐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박영선, 변재일, 우윤근 의원과 이용섭 전 의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으로 구성됐다.
변재일 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선대위원이고 선대위원회에 포함된 문 대표의 측근 인사들은 배제됐다.
이날 중앙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는 "우리 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드는 일, 통합해서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는 일이 더민주가 가야 할 길이다"며 "이번 총선은 박근혜 정권의 총체적 국정 실패를 심판하는 선거이자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낡은 이념을 정치를 심판하고 지역주의, 기득권 정치를 심판하는 선거이며 유능한 새 인물을 선택하는 선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직을 내려놓지만 총선승리를 위해 어디서든 언제든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대위에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려운 당 상황 때문에 걱정을 많이 끼쳤는데, 제게 부여된 총선승리의 지상과제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다"면서도 "중앙위가 만장일치로 선택한 혁신의 원칙을 지키고 실천했다"고 피력했다.
문 대표는 또 "김대중·노무현 두 분 대통령은 한평생 지역주의 타파와 통합에 헌신했다"며 안철수 의원 등 신당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앞서 오전에 문 대표는 마지막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비대위원 인선안을 의결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어려운 시기에 당을 이끌어주신 최고위원들께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더민주의 목표는 집권이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무너진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평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승리의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조기 선대위에 이어 비대위를 출범시키려 한다"며 "혁신의 실천과 훌륭한 분들의 영입으로 새로운 희망이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털어놨다.
또 "새로 출범할 비대위와 선대위가 당의 총선을 잘 이끌어 주실 수 있도록 당원들과 국민께서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백의종군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354일의 험난했던 여정을 마무리하는 날이면서 생즉사 사즉생, 선당후사의 각오를 이어받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는 날"이라며 "문재인호 최고위원회에 승선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표는 29일 경남 양산 자택으로 내려간 뒤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지지자들을 만나는 등 설까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선대위에 이어 비대위 권한까지 모두 위임받은 김종인 위원장은 총선체제에 본격 돌입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