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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돋보기] 한국노총 ‘파탄 선언’
[세상 돋보기] 한국노총 ‘파탄 선언’
  • 신아일보
  • 승인 2016.01.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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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의 파탄을 선언함에 따라 노동계는 물론 총선을 불과 두어 달 앞두고 한국사회 전체가 큰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한국노총의 파탄 선언에 대해 이를 노동계의 부분적인 사태로 보는 시각은 위험하다고 본다. 물론 한국노총은 현재 조합원수 84만 명으로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2565만 명 가운데 3.3%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 함께 우리나라 노동계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다. 때문에 정부도 노사정위원회에서 한국노총과 합의를 이끌어 냈을 때 이를 역사적인 사건으로 보았던 것이다.

민주노총은 처음부터 노사정위원회를 보이콧했지만 한국노총은 정부에 협조적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이번 파업선언은 한국노총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정부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만약 이제부터 양대 노동조합과 정부가 힘겨루기를 한다면 이는 곧바로 한국사회의 불행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따라서 정부의 노동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노동조합은 생존의 문제지만 정부가 왜? 기업 측이 요구하는 ‘노동의 유연성’에 정치적 생명을 걸어야 하느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기업 측의 엄살(?)에 속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본주의 기업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에 절대로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죽겠다고 할수록 이윤이 늘어나는데 어째서 이를 포기하느냐? 그런 말이다. 때문에 그동안 기업 측이 요구해왔던 ‘노동의 유연성’은 사실은 전체 근로자의 5% 정도에 불과한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마저 마음대로 잘라야하겠다는 기업 측의 이윤추구 정신이 숨겨져 있다고 보여진다.

한국사회에서는 이미 비정규직이나 여타 대부분의 근로자는 노동의 유연성과는 거리가 멀다. 전화 메시지 한 통으로도 얼마든지 자른다. 무슨 놈의 ‘노동의 유연성’을 운운하는가?

또한 이번 한국노총의 파탄선언은 침묵하던 양들이 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심각한 결단이 요구되기도 한다. 양들이 다 굶어 죽으면 목자도 죽는다. 양들이 왜 우는가? 풀이 없어서 젖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이명박정부로부터 벌써 7년 이상 정부의 ‘기업플랜들이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돼 왔다. 이는 근로자들보다는 기업을 먼저 보호해야겠다는 정책이다. “아랫목이 따뜻해져야 윗목도 온기가 든다”는 것이다. 그리해 노동환경이 갈수록 악화돼 온 것이 사실이다.

노동3권이 지켜지지 않았고 비정규직은 늘어만 갔다. 최저임금제도 지켜지지 않았고, 파견 근로제니, 한시 직이니, 시간제니, 아르바이트 직이니, 수습 직이니 별 요사스런 제도가 다 창안되면서 양들은 죽어갔다. 대기업인턴사원들은 여자도 하루 17시간 돌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살률 세계1위, 출산율 세계최저, 산재율 세계 1위가 보편화 되면서 청년들은 대한민국을 ‘헬 조선’이라고 불렀으며 많은 국민들이 이를 수긍하고 있다. 이게 보통일인가? 정부의 경제정책에 일대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근로자는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기업은 살찌고 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양들이 젖을 내지 않자 기업들도 망해갔다. 내수시장이 고갈됐는데 기업이 어디서 이윤을 창출하느냐? 수출로 이윤을 창출한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수출로 돈 버는 기업은 극히 드물고 내수시장이 죽으면 삼성전자도 해외에서 설자리를 잃는다. 물론 기업은 당장의 이윤창출이 최우선임으로 임금을 계속 깎는 수밖에 없지만 그로 인해 내수가 말라버리면 기업도 죽는다.

그러나 기업이 거기까지 염두에 둘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산출할 때는 한국경총이 몇10원을 깎겠다고 생사를 걸고 덤비는 것이다. 정부가 한국경총의 말을 중히 여기면 한국은 ‘헬 조선’이 된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당시 ‘경제 민주화’, 즉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다.

물론 우리는 지금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각료들이 오로지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자본주의 기업의 엄살(?)에 말려들어 더 이상 국민을 적으로 돌리면 안 될 것이다. 자본주의 기업은 사막에서도 꽃을 피우는 그러한 조직이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텅 빈 모래바닥에서 두 주먹만 쥐고도 포항종합제철과 현대조선을 일으켰으며, 맨 손으로 중동에 가서 떼돈을 벌어왔다.

기업을 과보호하면 기업도 죽고 국민도 죽는다. 박근혜정부는 늦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민주화’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한국노총의 파탄선언이 예지하는 의미라고 본다.  

/이해청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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