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기억하자 부산지역 호국영웅 '헌7학병'
[독자투고] 기억하자 부산지역 호국영웅 '헌7학병'
  • 신아일보
  • 승인 2016.01.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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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보훈청 헌충교육팀장 이순희

 
필자는 부산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대표적인 도심 속 자연공원으로 단연 어린이대공원을 꼽는다.

공원 내 많은 시설이 있지만 그 중 특히, 수변공원에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돼 있는 ‘헌7학병 6·25참전 기념비’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기념비는 6·25전쟁에 참전한 육군헌병학교 제7기 학도병(1661명)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시민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생존 학도병의 뜻을 모아 6·25전쟁 50주년을 맞이해 건립됐다.

헌7학병은 6·25전란으로 국가가 위급했을 때 부산의 14개 중학교(현 고등학교) 및 대학교 재학생 중 1661명이 구국의 일념으로 1950년 8월 28일 육군헌병학교(현 부산동신초등학교) 제7기생으로 자원입대한 학도병을 말한다.

헌7학병은 고된 훈련과 교육을 거쳐 1950년 10월 4일 전국의 격전지에 분산 배치됐다.

지원학도병들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흥남철수작전 수행, 한국은행 금괴이송, 전쟁포로 수용과 반공포로 석방 등을 포함한 주요업무를 수행하며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전투 경험의 부족으로 350여 명이 전사 또는 실종됐다.

생존 학도병들로 이루어진 헌7학병동지회에서는 매년 6월 27일이면 어린이대공원 내 ‘헌7학병 6·25참전 기념비’ 앞에서 전사한 동지들의 넋을 추모하고 헌7학병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6·25전쟁의 포화 속에 젊음을 바친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2015년부터 중점사업으로 ‘호국영웅 알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부산지방보훈청은 올해 지자체와 협조해 어린이대공원 내 헌7학병 6·25참전 기념비가 있는 일부구간을 도로명주소법에 의한 명예도로명(가칭 ‘6·25참전 헌7학병 추모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름 없이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부산의 ‘헌7학도병’을 지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그 분들의 호국정신과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다.

헌7학병동지회 회장은 “대부분 팔순이 넘어 90세를 바라보는 생존 헌7학병 동지들은 매년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참전 추모식에 참석한다”며 “헌7학병의 호국정신과 나라사랑 정신을 후배 군인들과 청소년들이 이어받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마음껏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전쟁 속에서 피와 땀을 흘린 참전용사들의 위국헌신 덕분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고장 출신의 호국영웅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은 가장 쉬운 나라사랑 실천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호국영웅 알리기 프로젝트가 전 국민 캠페인으로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지방보훈청 헌충교육팀장 이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