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누리당 ‘험지차출’ 통한 영토확장 통할까?
[기자수첩] 새누리당 ‘험지차출’ 통한 영토확장 통할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1.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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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전 대법관이 새누리당 ‘험지출마론’의 첫 대상이 됐다.

새누리당이 험지차출론을 ‘4.13 총선’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사실상 확정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선이 집중됐다.

당초 안 전 대법관은 부산 해운대에서 총선을 치를 계획이었으나 17일 마포갑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안 전 대법관이 마포갑에 출마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그가 ‘유명인사’라는 점이다.

안 전 대법관은 검찰 재직 당시인 2003년 여야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하면서 일약 ‘스타 중수부장’으로 떠올랐다.

이후 검찰을 떠나 대법관에 임명됐고 지난해에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물론 변호사 시절 5개월 만에 16억원의 수임료를 올린 게 문제가 되면서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 사퇴했지만.

안 전 대법관의 험치 차출 배경에는 유명인사라는 점 외에도 출마하려는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한 적이 없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법관은 이번 총선이 첫 금배지 도전이다.

김무성 대표는 험지출마론을 거론하면서 ‘처음 정치에 도전하는 명망가’를 대상으로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안 전 대법관은 그야말로 조건에 들어맞은 제격인 인물이다.

안 전 대법관은 전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경선 방식에 대해 “정치를 결심한 이상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므로 당의 경선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략공천 없이 ‘상향식 공천’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안 전 대법관은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들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지만 100% 여론조사 대상이 되면 인지도 면에서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의 목표 의석수는 180석이다. 이를 위해 유명인사를 영입하는 데 혈안이다.

안 전 대법관이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같은 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종로구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김 대표로부터 “종로 밖 험지로 나가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종로도 험지다”라는 논리로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최종 거절했다.

오 전 시장의 ‘스타급’ 유명세를 이용해 험지에서 성공을 거두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전 대표, 이혜훈 전 최고위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명망가들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험지차출론은 안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시장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험지 탈환으로 이뤄진 새누리당의 영토 확장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 새누리당의 공천이 아비규환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