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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야기] 대부업법 이자상한선 일몰, 사채업자엔 요술방망이?
[금융이야기] 대부업법 이자상한선 일몰, 사채업자엔 요술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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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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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기자

 
단돈 100원을 빌렸는데 이자로 100만원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이런 경우를 두고 ‘칼만 안 든 강도’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칼만 안 든 강도’가 합법인 나라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상 이자상한선이 지난해 말 일몰규정으로 인해 사라지면서 올해 1월1일부터 대부업자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자신들의 마음껏 이자를 수취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2년 10월 대부업법이 최초 시행된 이후 13년 만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IMF의 권고에 의해 이자제한법이 폐지되면서 이자율 상한이 없어지고 사채업자들에 의한 서민피해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10월에 처음 시행됐다.

최초 입법당시는 법정 이자상한선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다 66%의 이자상한선을 시작으로 시행이 됐고 그 후 몇 차례 이자율 인하가 이어지면서 지난 해 말 일몰규정에 의해 사라진 34.9%까지 인하돼 왔다.

대부업법이 시행되기 전인 1998~ 2002년 사이는 원금의 수백%에 달하는 이자를 수취하던 사채업자들이 ‘이대로 영원히’를 외치던 시절이었다.

우리가 영화에서나 들었음직한 ‘밤길 조심해’라던가 ‘땅을 파서 묻어 버리겠다’는 등 채권자의 끔찍한 협박들이 난무하던 시절이었다.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그런 끔찍하고 미개한 무법천지의 시절로 되돌아 간 것이다. 민생에는 무능하고 정쟁에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우리의 국회의원들 덕분이다.

금융당국은 이자율 상한 일몰에 대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마련해 놓고 현장에서 대부업자와 여신업자 등 금융업자들을 상대로 행정지도를 하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지도일 뿐 원금의 수백배에 달하는 이자를 받더라도 처벌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여신금융업자나 대형 대부업자 등 금융당국의 손길이 미칠 수 있는 업체들은 말도 안 되는 이자를 수취하는 미련한(?) 짓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소규모의 영세 대부업자들이다.

그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은 지자체에 있고 지자체는 사실상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못 되는 것이 현실인지라 이자상한선의 부재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저 칼자루를 쥐고 있는 대부업자들의 ‘양심’에만 의존할 뿐이다.

금융당국은 지속적인 행정지도와 더불어 대부업법의 이자율 상한선을 올 해 1월1일자로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마무리해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에 명시돼 있는 ‘법률불소급의 원칙’을 깨겠다는 발상이다.

금융당국의 관계자는 입법기술상 ‘법률불소급의 원칙’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얘기하지만 민사적인 문제에만 해당될 뿐 형사처벌은 소급입법이 불가능하다.

2002년 10월 대부업법이 처음 시행되면서 많은 사채업자들이 대부계약서상의 계약일자를 공란으로 비워두고 계약서를 작성했다가 사법기관에 끌려가면 공란으로 비워 둔 계약일자를 대부업법 시행일 이전으로 기재하던 사례들이 부지기수였다.

불법사채로 형사기관에 잡혀 가더라도 대부업법 시행일 이전 계약인 경우 형사처벌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산하’의 이영기 변호사는 “소급입법해서 개정된 법률안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법률안 시행 이전의 날짜로 대부계약서를 작성한다면 형사처벌이 불가능해진다”며 “불법 사채업자들에게 형사처벌을 피해 갈 수 있는 요술방망이를 쥐어준 셈”이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전쟁이나 혁명 등 사회에 근본적인 변동이 있을 때에나 예외적으로 행하는 소급입법까지 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올 4월 총선을 앞둔 여·야간 복잡한 정치셈법이 맞물리면서 민생이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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