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vs 정의장, '직권상정' 놓고 갈등 심화
청와대 vs 정의장, '직권상정' 놓고 갈등 심화
  • 이재포 기자
  • 승인 2016.01.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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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이병기 실장과 나눈 대화 언론에 공개… '이미지 정치' 느낌" 정조준
정의장 "직권상정은 법으로 못하게 돼 있는 것인데.. '이미지정치' 운운 유감"

▲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마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정의화 국회의장 측이 쟁점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정 의장이 신년 인사회 막바지에 20초 정도 혼잣말처럼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거으로 안다"며 "이를 기자들에게 바로 공개한 것을 보면 결국 정 의장이 언론 플레이와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는 정 의장이 전날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나눈 대화를 언론에 공개한 것을 정조준한 것이다.

정 의장은 이 실장을 만나 "경제법안과 선거구 획정 문제는 완전한 별개의 문제다"며 "두 사안을 연계해서 처리하는 것은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민생법안 직권상정을 놓고 청와대와 정의장이 한차례 충돌했던 터라 이날 청와대의 비판은 두벌째 대립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기완 정무수석은 지난달 15일 정 의장을 만나 선거법에 앞서 민생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주문했고 정 의장은 '초법적 발상'이라며 이를 정면으로 거부해 충돌한 바 있다.

정 의장 측은 이번 청와대의 '이미지 정치' 비난에 즉시 발끈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법안 직권상정은 법으로 못하게 돼있는데 의장이 안하는 것처럼 이미지 정치를 운운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경제활성화 입법의 중요성은 의장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으며, 그동안 이 사태 해결을 위해 의장은 9차례 중재노력과 7시간 마라톤 회의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회의장께 이미지 정치를 운운하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쟁점법안 직권상정 문제와 관련 "법이 안돼 못하는 것이다. 하고 싶어도 못하게 돼 있는 것을 억지로 하면 안되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정 의장이 직권상정의 길을 막아선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오는 8일 임시국회 종료일까지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촉구해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이재포 기자 jp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