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총선, 경쟁률 4대1 넘을듯… 선거구·룰 '깜깜'
막오른 총선, 경쟁률 4대1 넘을듯… 선거구·룰 '깜깜'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2.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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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768명… 현역의원·추가등록 감안하면 1천명 훌쩍 넘을 듯
與 과반잃으면 국정 주도권 상실…野 3연패 하면 장기침체 가능성

입법부 권력을 좌우할 4·13 총선이 30일로 10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나면서 출마를 희망하는 원외 인사들이 등록을 마친 뒤 허용된 선거운동 범위내에서 얼굴알리기에 나서고 있고, 현역 국회의원들도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사실상 표밭갈이에 들어가 선거전이 조기에 가열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0일 낮 12시까지 등록된 예비후보는 768명으로, 전국 평균 3.1 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숫자는 지난 19대 총선 때 같은 시기 예비후보 등록 1034명보다 25%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탈당 및 신당창당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등 유동성이 커지면서 상당수 출마 예상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미루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예비후보 등록은 내년 3월23일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야권의 지각변동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여기에다가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영입되는 명망가와 예비후보로 등록할 필요가 없는 현역 의원의 숫자 등을 감안하면 4·13 출마 예상자는 1천 명을 훌쩍 상회할 것으로 보여 전국적으로 4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 공식 후보 등록자는 927명으로 3.7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문제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현행 선거구가 법적으로 무효가 되는 시한을 이틀 남긴 현재까지도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각 당의 공천 룰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전이 시작됨에 따라 사상 유례없는 혼돈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야의 선거구 협상이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3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현행 선거구와 기존 예비후보가 모두 법적으로 무효가 되는 최악의 사태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야권은 안철수 의원의 옛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탈당과 신당 추진으로 또다시 분열을 시작, 공천 룰 확정은커녕 야권의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안철수 신당'의 출현은 지금까지 양당 대결 구도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의 재편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잉태함에 따라 총선 전망의 불가측성을 한층 더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해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의 일여다야 구도를 만들지, 아니면 세력 규합에 실패해 18·19대 때처럼 양당 구도가 지속할지는 알 수 없지만, 신당의 참여만으로도 전체적인 판세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이 아직 골격조차 갖추지 못했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존 여야 정당을 지지하던 중도층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현상이 나타난 점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특히 신당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막판 재합당 또는 선거 연합 등을 통해 합종연횡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만큼, '신당 변수'는 선거 막판까지도 전국적 판세를 가를 중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변수들의 영향으로 이번 총선은 선거일 당일까지도 판세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사상 최대의 '깜깜이 선거'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캠페인 초반에 선거 때만 되면 재연되는 야권의 이합집산 전략을 비판하고 이른바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잠재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선거 초반엔 신당 효과를 최대한 억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며, 안철수 신당은 세 불리기에 온 힘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를 2년여 남기고 열리는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의 원내 과반 의석 유지 여부에 따라 박 대통령과 여권의 국정 주도권, 야권의 부침이 좌우될 것으로 보여 여야 모두 명운을 건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사수에 성공하면 박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에도 장악력을 유지한 채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과반을 잃는다면 남은 국정 과제의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당·정·청 전체가 총체적 난국을 맞을 확률이 높다.

특히 야권분열에 힘입어 여당이 60%인 180석 이상을 얻을 경우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 개정도 가능해져 20대 국회 운영은 '식물국회'라는 비판을 받았던 19대국회와는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반대로 야권이 과반 의석을 얻으면 입법권과 예산 심의권을 최대한 활용해 여권의 독주를 견제하고, 정권 후반기 실정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 강력한 견제로 박 대통령의 지도력에 상처를 냄으로써 정권 탈환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야권이 이번 총선까지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면 이웃나라 일본처럼 이른바 '진보 세력' 전체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가면서 차기 대선 목표인 정권 탈환에도 빨간 불이 켜질 공산이 크다.

야권 내부에서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경쟁자인 안철수 신당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총선 결과는 다가오는 2017년 대통령선거 판세와 후보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어서 차기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