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라 장래가 걱정인 대졸 고급인력의 방황
[사설] 나라 장래가 걱정인 대졸 고급인력의 방황
  • 신아일보
  • 승인 2015.12.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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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4명중 1명 취업 포기한 사회구조
개혁 못하면 대한민국 미래도 없다

대졸 출신 청년들이 방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 4명 가운데 1명은 일하지 않으면서 교육·훈련도 받지 않고 있는 이른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인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장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모의 도움이나 받으면서 빈둥댄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불행이다.

그러나 이보다도 이러한 청년이 많다는 것은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각자 맡은 일을 성실히 할 때 개인의 발전은 물론 이러한 것들이 총화해 나라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취업할 의욕을 잃고 부모의 도움으로 생을 이어간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청년 니트족 특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 청년층에서 취업도 하지 않으면서 빈둥대는 니트족 비중이 18.5%에 달했다.

이러한 높은 비중은 선진국에서는 찾기 어려운 현상이다. 그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대졸자 니트족 비중이 중졸, 고졸에 비해 낮아진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학력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니트족 비중이 높아지는 특징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대학졸업자 중 니트족 비중은 24.4%로 그리스 39.2%, 터키 24.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OECD 대졸 평균 니트족 비중인 12.9%와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깝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부모와 같이 살며 용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캉가루 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 연구기관에서 몇 년 전 대학졸업자 1만7000여 명을 조사, 캥거루족이 5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직을 했어도 아르바이트 정도의 직장이라 생업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는 통계이다.

청년들이 이같이 대학을 졸업한 후 방황하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인 책임이 크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그에 걸 맞는 일자리를 제공해야 되는데 사회구조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 창출과 공용의 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제대로 안되는 것은 청년들이 바라는 일자리와 제공되는 일자리가 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졸업자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해야 되는데 하질의 일자리를 제시해 취업이 안 되는 것이다.

판에 박은 처방이지만 고학력자들이 찾는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 외에는 청년실업을 막을 수가 없다. 니트족이니 캉가루족이니 하는 것도 고용의 미스매칭에서 오는 현상이다.

고급 인력은 취업 준비 기간을 늘리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를 찾으려는 경향이 높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내 니트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 영국 등 저학력 니트족 비율이 높은 나라들은 단순 직업 훈련 강화를 통해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국내 상황은 이와 다르기 때문이다.

장기 취업준비를 통해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 일자리가 필요한 것이다. 임시직이라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공공부문에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고학력 청년들의 실업을 해결하기 어렵다.

흔히들 직업교육을 해서 취업시킬 수 있는 것으로 간단히 생각하지만 취업 교육이라는 것이 그들이 바라는 고급 일자리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원천적인 해결책은 교육 제도를 바꾸고 대학 진학률을 낮추고 사회구조를 바꾸어야 된다. 이는 국민의 의식으로 봐서 실행이 어렵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한가지이다. 노동법등 각종 사회관련 법과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이루어 질 일이 아닌 이상 장기적으로 국가적인 과제로 설정, 시행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