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폭행'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 '대국민 사과'
'운전기사 폭행'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 '대국민 사과'
  • 박민언 기자
  • 승인 2015.12.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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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2명 새해부터 복직… 사과문만 낭독하고 서둘러 회견장 빠져나가

▲ 운전기사 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2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몽고식품 창원공장 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운전기사를 폭행해 '회장님의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몽고식품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만식(76) 몽고식품 전 명예회장은 28일 오후 2시경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창원공장 강당에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을 사과드립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전 회장은 전날 폭행 피해자인 운전기사를 찾아가 사과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불미스러운 사태는 백번을 돌이켜봐도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과 가벼움에 벌어진 일임을 뼈저리게 가슴 속 깊이 느낀다"며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 당사자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날 폭행을 당한 운전사 등 최근 권고사직을 당한 직원 2명을 새해 1월1일자로 복직시키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현승(48) 대표이사도 함께 했다.

김 대표는 김 전 회장에 이어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몽고식품을 사랑해준 국민께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 드렸다.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부자(父子)는 사과문만 낭독하고 취재진의 질문은 일체 받지 않은 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워낙 경황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몽고식품 창원공장 입구. 이 회사 김현승 사장은 28일 아버지인 김만식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연합뉴스
일본인이 1905년 창업한 야마다(山田) 장유양조장에서 일하던 김 전 회장의 부친 김홍구 씨가 해방 후 인수한 몽고식품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장수기업이며 '몽고간장'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인터넷상 불매운동으로 비화하면서 향토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110년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사태 초반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김 명예회장의 회장직 사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불매운동 등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마지못해 사과를 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의 운전기사였던 A씨는 지난 23일 김 회장으로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맞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당하고 수시로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김 회장이 운전 중인 자신에게 내뱉어낸 욕설이라며 녹음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창원/박민언 기자 p4568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