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을미년 희비(喜悲)와 국가보훈
[독자투고] 을미년 희비(喜悲)와 국가보훈
  • 신아일보
  • 승인 2015.12.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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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보훈청장 전홍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을미년이 벌써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정부는 연초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아 올해를 ‘한반도 통일시대를 개막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거대한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통일기반을 구축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여러분의 하나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명예로운 보훈’의 비전과 목표를 광복 70주년 계기로 분단 70년 마감을 위한 통일기반 구축에 두고 국민의 하나된 마음이 애국심 함양으로 뒷받침 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국가보훈의 중요성이 강조된 한해를 보냈다.

우리나라는 선열들의 살신성인으로 국권을 되찾아 광복을 맞이한 후 정부를 수립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우는 전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GDP는 1조4351억 달러로 세계 1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G20 멤버로서 세계 경제의 현안을 논의하는 위치에 올랐다.

이 모든 것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희생과 공헌을 잊지 않고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의 공감이 형성될 때 더 발전적이고 희망적인 국가로 나아갈 수 있으며 이는 국가보훈이 그 어느 것보다 더욱 중요시 되는 이유일 것이다.

국가보훈은 국가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바탕을 이루는 기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기제라는 점에서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의 희비(喜悲)가 엇갈린 이 시점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에 국가보훈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의 상징적인 의미와 그 가치와 이념을 제대로 실현하여 실질적인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가보훈처를 부로 격상하여 국가정체성을 확립하는 것 또한 적극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폴란드에 위치해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되풀이 하도록 운명 지어져 있다”라는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명언이 새겨져 있다.

즉, 과거의 교훈을 잊지 않고 되새겨 앞으로의 미래를 잘 이끌어 나가라는 뜻으로, 역사는 단순히 ‘지난 일’이 아닌 ‘미래를 이끄는 힘’인 것이다.

국가의 존속은 경제력이나 국방력 같은 물질적인 능력에 크게 좌우되기도 하지만, 아무리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 하더라고 역사를 망각하고 정신적 안보태세가 허물어지면 국가안보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하여 우리가 다시금 지난 역사를 기억하고 그 정신적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입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상기하며 국가보훈이 국민을 결집시켜 국가안보의 초석을 다지고 대한민국을 지켜갈 정신적 가치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선열들이 몸소 보여주신 위국헌신을 본받아 굳건한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단절과 갈등의 지난 70년을 마감하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찬 새 시대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부산지방보훈청장 전홍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