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의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만나다
상주의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만나다
  • 김병식 기자
  • 승인 2015.12.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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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 상주박물관
이정백 시장 “박물관을 시민 위한 복합문화공간 명소로”
▲ 경북 상주박물관은 지역의 고고, 역사적인 유물과 유적뿐 아니라 일반인이 누리고 즐겼던 예술과 민속자료 등을 수집, 보관하고 있다. 사진은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 하늘에서 내려다 본 상주박물관 전경.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한 눈에
다양한 기획전으로 새로움 추구

고대 사벌국과 고령가야의 발상지인 경북 상주는 낙동강을 기반으로 형성된 드넓은 농토와 빼어난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눈이 향하는 곳마다 옛 사람들의 자취가 담긴 유·무형의 문화유산과 만날 수 있다.

고대 사벌국이 번성했던 사벌 주변에는 전사벌왕릉과 정기룡장군 유적, 도남서원 등 다양한 문화재는 물론,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경천대와 국제승마장 등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 상주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상주박물관이 있다.

2007년 11월에 문을 연 상주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어린이체험실, 전통의례관, 세미나동, 태양광에너지 전시 홍보관, 야외전시실 및 생태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다.

박물관 전정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엄마, 아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은 굴렁쇠굴리기, 비석치기, 장작윷놀이, 투호 등 전통놀이마당이 마련돼 있다.

-상주의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역사문화를 한 눈에

박물관의 전시실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상설전시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사벌국,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거쳐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상주에서 발굴·출토된 토기류, 금속류, 지의류, 회화류 등 다양한 유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우선 약 15만년 전 영남지역 최초로 정식 발굴 조사된 구석기시대 유적인 신상리유적에서 출토된 뗀석기, 상주 출토로 전해지는 청동기 시대 여러 가지 유물들, 초기 철기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은 병성동 주거지 출토 점토대토기, 출자형 세움 장식 등이 있다.

6세기대 금동관, 삼국시대 싸움터에서 사용됐던 투구와 목가리개, 상주 성동리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목걸이 및 귀걸이, 신라의 향기를 품은 고배들, 통일신라시대 불교미술의 수작 석조천인상(보물 제661호), 신해명동종을 비롯한 서곡동에서 출토된 청동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사찰 관련 유물들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이밖에도 고려시대이름을 날린 장군의 벼루, 조선시대 상주목사로 부임한 목민관들의 이름을 기록한 상주목선생안, 정기룡 장군의 옥대 및 교지(보물 제669), 조정 임진란 기록(보물 1003호), 일제강점기 상주동학교당 관련 유물(도지정 민속자료 제111호) 등이 전시돼 있다.

상주박물관 전시실 곳곳에는 상주의 고분문화, 고건축, 동학에 대한 영상물을 설치해 조상들의 삶을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 상주 병성동에서 출토된 초기철기시대 점토대토기들.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 개최로 새로움 추구

상주의 역사와 인물에 관련된 유물과 철학 등을 주제로 매년 상하반기에 열리는 상주박물관의 기획전시실에서는 지금까지 총 12회의 특별기획전이 개최된 바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받은 전시는 2008년 상주에서 발견돼 세상을 뜨겁게 했던 훈민정음을 주제로 한’잊혀져 가는 훈민정음 해례, 소중한 우리의 근본을 찾아서’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개최된 경상도 개도 700주년 기념 특별전은 ‘경상도’의 어원이 탄생한 경주와 상주를 대표하는 두 박물관인 국립경주박물관과 상주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해 약 15만명이 방문했다.

현재 개최되고 있는 조선시대 간찰전을 비롯해 앞으로도 상주박물관은 다양한 주제를 통해 상주의 역사문화를 조명할 수 있는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발적 참여 유도로 박물관 교육 기능 활성화

박물관의 역할 가운데 중요한 것이 사회교육이다. 상주박물관은 다양한 교육ㆍ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이 꾸준히 박물관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관 이래 박물관 대학, 자원봉사자 교육, 어린이 역사탐방, 교원 직무 연수 프로그램 등을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듣고 체험하는 박물관’으로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상주박물관에서는 일반성인(박물관대학, 자원봉사자교육) 및 유아(병아리문화학교), 초등학생(어린이탐험대), 중학생(진로탐색), 고등학생(문화학교) 등 각 연령에 맞춘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교생 50명 미만의 작은 학교(작은학교 문화탐방)와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사라진 문화유산 복원의 창구

상주박물관에는 상주지역의 고고, 역사적인 유물과 유적뿐 아니라 일반인이 누리고 즐겼던 예술과 민속자료 등도 수집, 보관하고 있다.

개관 당시 불과 1000여점의 소장품에서 지금은 7300여점이 될 정도로 그간 개인이나 문중 등에서 소장하는 유물을 모아 나가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유물에 박물관에서는 기증, 기탁품을 중심으로 기획전을 개최하거나 고서번역집 및 도록 발간을 통해 수집된 유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호흡을 불어넣었다.

따라서 박물관에서의 유물 수집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올해 유물구입사업 과정에서 입수된 일제강점기 당시의 상주읍성 4대문 사진과 시가지 전경 사진 등 총 7장의 사진은 지역의 사라진 문화유산 복원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1909년에서 1912년 사이 상주읍성 4대문 모습이 정면에서 찍혀져 있었고, 상주 재판소, 수비대 등 읍성 내의 시가지와 건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상주시에서 추진 계획 중인 읍성복원 사업 등에 활용한다면 문화재의 복원 원칙에 입각한 올바른 복원을 가능하게 해 역사적 의의가 크다.

-상주의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찾다

박물관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지역에 산재해 있는 유물을 수집하고 올바르게 보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박물관에서 유물을 수집하는 방법에는 기증, 기탁, 구입 등이 있을 것인데, 이 외에도 박물관에서 직접 발굴조사 등을 수행해 유물을 취득하는 방법이 있다.

상주박물관은 이러한 역할을 위해 지난 2009년에는 문화재지표조사 기관으로 문화재청으로부터 지정받았고, 2013년에는 경상북도 공립박물관 가운데 유일하게 문화재발굴조사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조사기관 선정으로 그동안 상주박물관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건설공사 시 사전 지표조사를 실시해 문화재 파괴를 미연에 방지하고 조사를 신속히 수행해 각종 건설공사 민원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많은 호응을 얻은바 있다.

또한 지표조사 용역에 따른 시 세외수입에도 큰 성과를 얻었다. 특히 행정자치부에서 주관하는 예산절감 사례 최우수상도 수여받은 바 있다.

상주박물관이 수행한 주요 학술지표조사로 들 수 있는 것이 상주 병풍산고분군 지표조사이다.

병풍산 고분군은 경상북도기념물 제125호(1998년)로 지정돼 상주시 병성동 산41번지 일대에 분포하는 5~6세기 경의 신라시대 상주지역 지배층의 고분으로 추정되는 유적이다.

올해에 처음으로 상주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가마터에 대해 학술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조선시대 문헌에 기록된 上品磁器所(상품자기소)의 위치를 확인하고 학술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한 상주시 모동면 상판리 자기요지1 유적에서는 조선시대 전기 분청사기가마터 1기와 분청사기를 버렸던 폐기장 1개소를 조사했다.

발굴조사를 통해 알게 된 자료를 통해 상주의 도자기 문화 해명에도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자료의 축적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상주의 우수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전망이다.

▲ 상주박물관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박물관’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사진은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문화학교가 열리는 세미나동 전통문화체험실.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박물관

상주박물관(관장 전옥연)은 2016년 병신년을 맞아 “무엇보다 전시컨덴츠의 질적 발전을 통해 박물관의 발전을 꾀할 것이며,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박물관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상주박물관의 주요 사업계획을 보면 교육프로그램 강화와 참여형 전시실 운영, 그리고 상주학 연구를 통한 콘덴츠 확보를 들었다.

교육프로그램 강화를 위해서 내세운 것은 자라나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고취를 위한 참여행사들을 대폭 확충하겠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올해 신규사업이었던 ‘가족체험교실’은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은 바있다. 또한 ‘어린이 탐험대 운영’, ‘고등학생 문화학교’등을 통해 관내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상주를 포함한 우리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참여형 전시를 위해선 기획전시를 비롯해 상설전시를 시민들에게 개방된 박물관으로 운영하겠다는 뜻과 함께 2016년에 새로 증축하는 농업전시관에도 시민들이 직접 기증기탁한 유물을 토대로 전시를 해 전시 전반적인 내용을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우기도 했다.

상주학 연구를 또한 활발히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는데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분청사기 가마터를 학술발굴조사해 상주지역이 조선시대 당시 최고의 도자기를 생산하던 곳이었음을 밝히겠다는 열의를 내비쳤다.

이처럼 상주박물관은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박물관’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포부를 가지고 있다.

박물관하면 으레 우리는 수많은 유물과 유적이 유리 상자 너머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오늘날 박물관은 역사 유물에 대한 감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사람들은 박물관에서 유물 감상은 물론이고 이제는 ‘무엇을 하는 가’에 기대하고 찾는다.

박물관에서만 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없으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지역박물관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일 것이다.

상주박물관 건립부터 개관까지 지켜본 이정백 상주시장은 “박물관이야 말로 상주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라며 전시, 교육, 문화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소중한 유물과 함께 박물관이 시민과 함께 호흡해 전시, 문화예술, 공연 등의 콘텐츠를 적극 개발해 복합문화공간의 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 볼거리>

상주박물관에 인접해 있는 경천대는 낙동강 700리중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여기서 5분거리에 상주보와 경천섬, 도남서원이 있어 연중 많은 관람객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상주박물관에서 상주보를 향해 가다보면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초기자전거와 이색자전거 100여대가 전시돼 있다.

체험자전거 155대를 준비해 자전거 체험을 희망하는 관람객에게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어 가족단위는 물론, 전국의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많이 찾아오는 명물로 알려져 있다.

<관람안내>

박물관의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1월 1일 휴관한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이다.

20명 이상 단체로 관람을 원할 경우 어른 700원, 청소년은 300원이다. 또한 박물관 안내 자원봉사자가 항상 대기하고 있어 원하는 경우, 전시물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신아일보] 상주/김병식 기자 bs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