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국회담 결렬, 대화의 끈은 놓지 말아야
[사설] 당국회담 결렬, 대화의 끈은 놓지 말아야
  • 신아일보
  • 승인 2015.12.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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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성사시킨 대화, 북의 억지가 있더라도
인내와 당근으로 이어가는 전략이 필요

어렵게 성사된 남북 당국회담이 이틀동안 6차례 회담을 끝으로 결렬됐다.

양측의 입장만 확인한 여느 회담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이산가족 상봉 상례화 등 현안의 일괄 타결을 의제로하자고 제의했고 북측은 금강산 관광재개만을 고집, 서로 해결을 위햔 깊숙한 대화는 하지도 못한 채 결렬.

북측의 일방적인 결렬 선언으로 헤어진 것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처움 갖는 당국회담이 성과 없는 것은 고사하고 차기 회담일자조차 잡지 못한 셈이다.

우리가 북측과 회담하면서 북측의 이러한 회담형태에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을 테인데 이에 대비를 제대로 했다면 결렬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회담 진행의 미숙이거나 아니면 전략부재라고 하겠다.

북측이 대화의 장으로 나온 것은 나름대로 우리에게 요구할 것이 있어서일 터인데 이에 대한 사전준비가 미흡했다고 할 수 있다.

하여튼 우리는 북한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적으로 우리와 대화를 하도록 해야 된다. 이는 우리 측의 의지에 달려있다.

당국회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내년 3~4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우리 측은 “이산가족 문제는 인도주의적 사안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와 연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은 이를 위해 내년 1월 이산가족 문제를 위한 적십자회담과 금강산 관광을 의제로 한 실무회담을 따로 여는 ‘투 트랙 회담’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을 내년 3~4월에 재개하자고 요구한 것은 5월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주민들에게 회담 성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측으로선 4월 총선을 감안할 때 정치적 부담이 크다.

이틀간 남북은 모두 6차례 만났다. 대표단 전원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1차례, 남측 수석대표 황부기 통일부 차관과 북측 수석대표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만 만나는 수석대표 접촉을 5차례 열었다.

이때 남측은 △ 이산가족 생사 전면 확인 및 서신 교환 △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 개성공단 3통(통행·통관·통신) 의제 등을 제기했다.

하지만 북측은 “우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한다는 문구를 명시하자. 금강산 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동시 추진하자”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다 12일 오후 6시20분 마지막 수석대표 접촉에서 “남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의 뜻이 없는 것 같다. 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남측의 14일 오전 10시 회담 속개 제안도 거부해 결렬됐다.

북한은 지금 고립무원의 지경에 빠졌다. 우리라도 잡지 않으면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엊그제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해빙하기 위해 공들인 모란봉악단의 중국공연이 무산됨으로서 북한의 입장은 더욱 어렵게 됐다. 

북한이 공연을 몇시간 앞두고 급작스럽게 귀국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함에 따라, 이유가 어떠하든 체면을 중시하는 양국의 관례상 이번 사건으로 양국관계는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다.

김정은이 내년에 방중,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이에 기댈 곳이 우리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은 다시 대화를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사정을 감안 되도록 대화의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