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화마(火魔)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독자투고] 화마(火魔)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 신아일보
  • 승인 2015.12.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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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소방서장 석교준

 
지난해 5월 장성군 ○○노인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2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당하는 큰 사고가 발생하였다.

당시 언론매체에 의하면 화재 확대와 다수의 사상자 발생원인 중 하나로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설비의 미설치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아울러 감사원이 노인 요양시설 등의 화재 안전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임시 피난장소나 배연설비 등 설치규정이 미비했으며 그 결과 대부분의 시설에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스프링클러 및 피난시설이 설치돼 있고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에는 자동화재탐지설비 또는 자동화재속보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소방시설이 잘되어 있다 할지라도 화재의 위험에서는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짓기란 어렵다.

노인요양시설은 대다수 이용자가 고령의 노인과 지체장애인 등으로 자력대피가 어려운 사람이 대다수이다. 또한 주간에는 상주 근무자가 있으나 야간에는 당직 근무자가 1~3명으로 수십명, 많게는 백명 이상의 이용자를 감당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화재가 야간에 발생한다면 장성군 ○○노인요양병원과 같이 엄청난 인명피해가 예상할 수밖에 없다. 대형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노인요양시설 화재 예방 및 대처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 화재시 자력대피가 어려운 실정이므로 피난구 확보와 실질적인 피난대피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비상상황을 가상해 주간뿐만 아니라 야간의 상황에서의 피난대피 매뉴얼을 작성하고 실질적으로 주·야간 모두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두 번째, 피난시설이 계단으로 된 구조가 대부분이지만 건축 구조상 신속한 피난을 위해서는 미끄럼대, 경사로, 피난교 등 유효한 피난설비가 구축되어야 한다.

세 번째, 요양병원은 소방시설(스프링클러 또는 간이스프링클러, 자동화재탐지설비, 자동화재속보설비 등)을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작동유무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올해 7월1일부터 ‘소방시설설치 및 유지·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강화돼 요양병원은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 되었고 기존 시설도 3년 유예기관을 둬 2018년 6월30일까지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지난 한 해 화마(火魔)는 우리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들고 모든 것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안전을 지키고 실천한다는 것은 힘들고, 때론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점검하는 것은 어리석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소중한 가족을 잃고 난 뒤에야 안전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실수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강원 태백소방서장 석교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