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깨끗한 정치문화, 답은 ‘소액다수의 정치후원금’
[독자투고] 깨끗한 정치문화, 답은 ‘소액다수의 정치후원금’
  • 신아일보
  • 승인 2015.12.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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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선거관리위원회 윤명수

 
선거운동에 있어서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제한하는 조항이 없다고 한다. 그만큼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나 선거비용 등 정치자금 부문에 있어서는 그들의 복잡하고 발달된 금융시스템과 더불어 제한 조항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정치자금제도 역시 복잡하고 어렵다. 선거 때마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정당과 후보자의 회계책임자가 정치자금 회계보고와 선거비용 회계보고를 적법하고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인원을 투입하여 안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선거비용과 정치자금의 회계보고가 남아 정당과 후보자의 회계책임자는 물론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관련 서류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긴 시간 씨름을 해야 한다.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정당과 후보자의 회계책임자간 숨기고 찾아내는 보물찾기를 계속 한다는 것이다. 정당과 후보자의 회계책임자측은 물론 각종 선거용품과 용역을 제공하는 사람들도 선거비용 숨기기, 부풀리기 등에 익숙해 있고 놀라운 것은 별다른 죄의식이 없다. 그저 관행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이에 연유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공직선거법과 관련 규정 및 선례에는 각종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이 곳곳에 수없이 많다. 공직선거법 제1조에서 “선거가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이라고 한 목적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는 후보자와 정당 그리고 유권자의 발을 묶어 과거 혼탁했던 선거 관행을 개선해보겠다는 의도의 표현이지만 과다한 행동의 자유 제한은 국민의 기본권적 측면에서 헌법적 시비의 소지가 있고, 또 새롭고 기묘한 탈법적 방법의 선거운동이 생겨나는 부작용이 있다.

이제 우리나라 선거제도에 있어서도 선거운동의 자유는 서서히 그 폭을 넓혀가되 선거비용 등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장기적 계산이다. 소위 발은 풀어주고 돈 줄은 죄어붙인다는 것이다.

물론 그림대로 되어 소정의 성과를 거두려면 정당과 후보자 측의 준법정신과 도덕성이 우선해야 하지만 작금의 현실로 보아 요원한 길이다.

따라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각종 금융정보의 파악을 위해 금융권, 세무서, 통신사 등과 촘촘한 정보망을 구성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의 정치자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금융 정보통신망 구축은 우리나라의 선진 IT 기술과 발전해가는 금융 네트워크 시스템을 감안하면 어렵지 않다고 본다. 기대해야 할 것은 우리 국민의 정치자금에 대한 관심이다.

내가 낸 세금이 정부가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감시하듯이 정치인의 정치자금이 옳게 쓰이고 있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한다.

미국에서 정치자금에 대한 감시활동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는 민간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와 같은 순수 민간단체의 탄생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자신이 정치자금의 조성에 일원이 되어보고 정치인에게 어떻게 썼냐고 묻는 것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되겠구나”하는 자성의 계기를 그들에게 줄 수 있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매년 정치후원금을 기탁 받아 정당별 국고보조금 배분비율로 공정하게 분배하고 있다. 기탁금은 큰 돈을 기대하지 않는다. 소액다수의 참여를 위하여 널리 홍보하고 있다.

신용카드 남은 포인트로도 할 수 있다. 투명한 정치를 기대한다면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저물어가는 2015년이 우리나라 정치문화를 개혁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경북 의성군 선거관리위원회 윤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