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범죄피해자 병원비 지원 이끌어 내
70대 범죄피해자 병원비 지원 이끌어 내
  • 문명기 기자
  • 승인 2015.12.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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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서 최영우 청문감사관실 부청문감사관
 

가해자는 기초수급자로 피해 배상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고, 피해자 역시 경제적 능력이 없어 막대한 병원비를 물어내야 할 처지를 한 경찰관이 넉달간의 꾸준한 발품으로 해결했다.

전모(71 경기 양평 용문면)씨가 동네식당에서 폭행을 당해 쓰러진 것은 이미 반년전인 6월5일의 일이다.

전씨는 이날 오후 8시쯤 동네식당에서 술을 마시다가 동네후배인 이모(61)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폭행을 당한 전씨는 고령인데다, 폭행 당시 피를 많이 흘려 현재도 의식불명인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가해자인 이씨나, 피해자인 전씨나 모두 극빈층으로 전혀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기초수급자이기도 한 가해자 이씨는 이날 전씨를 폭행한 죄로 구속돼 징역을 살고 있다.피해자인 전씨는 아들 둘이 있지만, 큰아들은 막노동으로 생계를 간신히 유지하고 둘째아들은 국립암센터에서 간경화로 투병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씨를 치료중인 병원은 법정 부양가족인 큰 아들에게 치료비 1500만원을 내라고 통보했다.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힘든 전씨의 큰 아들은 이같은 사정을 경기도 양평경찰서 최영우(청문감사관실 부청문감사관·사진)에게 호소했다.

전씨의 딱한 사정을 파악한 최 부청문감사관은 6월18일 여주ㆍ이천ㆍ양평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연계, 일단 3개월간 매월 50만원씩을 지급하는 것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1500만원에 이르는 병원비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최 부청문감사관은 양평군청 등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양평군에서는 전씨측이 500만원 상당의 예금이 있어 법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최 부청문감사관은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모두 생계곤란자임을 입증해 병원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 꾸준히 설득했다. 최 부청문감사관의 꾸준한 설득과 관련서류 입증 등으로 범죄피해자 지원센터는 9월14일 전씨에 대해 병원비 전액(약 54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 경찰관의 범죄 피해자에 대한 성실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최영우 부청문감사관의 범죄피해자 전씨에 대한 지원 노력은 병원비 전액을 지원받은 전씨의 가족이 연말을 맞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본지에 알려오면서 드러났다.

최 부청문감사관은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방안을 모색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나타낸 것 뿐”이라며 “경찰관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양평/문명기 기자 mkm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