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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야기] 대부업법과 서민금융진흥원
[금융이야기] 대부업법과 서민금융진흥원
  • 신아일보
  • 승인 2015.12.0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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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기자

 
지난해 말 최저임금이 시급 5580원으로 인상되면서 아파트 경비직의 해고 논란이 일었었다.

아파트 경비원들의 급여인상은 곧바로 아파트 관리비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리비 인상이 마땅찮은 입주민들이 경비인원을 줄이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촉발됐었다.

최저임금이란 것이 노동자들의 복리후생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결국 노동자들에게 해고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올해도 지난해 말과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대부업법상의 최고 이자율 인하 논란이다.

현행 대부업법상의 최고 이자율은 34.9%로써 지난 2013년 1월1일부터 3년 일몰제로 시행돼 왔으며 올해가 3년 일몰의 마지막 해가 된다.

내년부터는 다른 이자율을 적용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자율 인하를 두고 정부·여당과(29.9%) 야당(25%)의 입장차가 팽배하다가 최근 양당 간의 중간지대인 27.9%로 여·야가 잠정합의를 했다고 한다.

이자율을 인하한다고 하면 대부업계는 ‘서민들의 금융접근성이 떨어진다, 수많은 영세 대부업체들이 음성화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논리를 표명해 왔다.

대부업법이 시행된 2002년 10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최고 이자율이 인하됐고 그 때마다 대부업계는 마치 앵무새처럼 똑같은 논리로 반대를 해 왔다.

물론 대부업계야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이익이 감소하니까 당연히 반대논리를 펴겠지만 대부업계에서는 이자율 인하에 따라 금융소외계층이 증가할 것이라는 어떠한 계량화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업계는 이제껏 대부업을 찾는 모든 소비자들을 ‘봉’으로 여기고 법정 최고 이자율만 적용해 왔기 때문에 이자율 인하에 따른 금융소외계층을 계량화해 낼 수가 없다.

대부업계가 서민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대부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자율 인하와 금융소외계층 증가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실증적 논의가 벌어진 일이 없고 단순히 ‘그럴 것이다’라는 가정하에 모든 정책이 입안되고 집행돼 왔다.

법정 최고 이자율이 몇 % 인하하면 고리대금업 시장에서 몇 명의 서민들이 소외될 것이고 그들에게 필요한 자금 수요는 어느 정도 될 것인지 또 금융시장에서 소외된 서민들에게 어떤 정책상품을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는 이제껏 서민금융정책 결정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명박 정권 이후 우리나라는 서민금융 정책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발전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정부분 포퓰리즘을 포함한 중구난방식 정책이 집행돼 왔고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 하나 없이 지난 몇 년간 서민금융 정책상품들이 쏟아지면서 관계기관들의 업무 중복 등으로 쏟아 부은 열의만큼의 정책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다.

서민들이 당면하고 있는 금융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전혀 없다 보니 생겨난 현상들이다.

수요자 중심의 서민금융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자는 목적으로 발의한 ‘서민금융진흥원’ 법안이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이해상충이나 금융당국의 낙하산 일자리 법안이라는 등의 문제점 지적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줄다리기 때문이다. 대부업법의 최고 이자율 인하의 중심에도 정작 서민들은 없고 정치권의 흥정만이 있었다.

이자율 인하로 인해 생기는 금융소외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도 없다. 정책의 중심에 서민들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무상급식과 보육대란이라는 차마 웃을 수 없는 해괴한 사건을 겪었다.

정치권이 대부업의 최고 이자율 인하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서민들의 금융소외를 생각했다면 서민금융진흥원을 국회에서 잠 재워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내년 총선에서 다시 금배지를 달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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